백야행 무방비 도시 그늘 벗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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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행 무방비 도시 그늘 벗어날까?
  • 정양수 기자
  • 승인 2009.11.10 1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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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직접 봐야 안다" 오는 19일 개봉하는 '백야행'은 감독에 박신우, 배우 한석규, 손예진, 고수, 이민정 등 스타들이 총돌돌한다는 것 이외에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으로 벌써 부터 화제다. 관람시간 135분이라는 정보 등 몇가지를 제외하고는 관련 정보가 시원치 않다.

스릴러로 분류됐어야 할 영화가 드라마로 분류됐으며 청소년 관람불가라는 '딱지'가 붙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면서 알게 모르게 한석규 손예진 주연의 '무방비도시'의 10년 후쯤이 아닐가라는 착각에 빠져들게 만든다. 다만 칼을 휘두르는 보디가드 역할, 어둠을 가진자로 고수가 분하는 것만 빼면 말이다.

한석규가 다시 흥행배우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게 했던 부산의 어두운 뒷골목이, 그리고 등에 문신을 그리던 손예진이 왠지 과거를 감추기 위해 화려한 치장과 과거 지우기에 몰입하는 모습으로 돌아왔을 뿐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연기력은 어느 정도 인정된 배우들이지만 여전히 무방비 도시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이민정 또한 최근 드라마 등에서 인기를 끌던 백마탄 공주님의 역할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만, 고수의 어두운 이미지에 대한 궁금증은 모든 영화 정보가 사라진다 해도 예고편에 흐르는 그 눈빛 만으로도 즐겁다.

이 영화가 만약에 실패한다면 그것은 변하지 않은 손예진의 연기력일 가능성이 유난히 높다. 단 몇초 흘렀을 뻔한 예고편에서 그녀의 변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과거의 어두운 그림자를 안고 사는 손예진과 고수가 막강한 경쟁자들을 넘어설 수 있을지 궁금하다.

최근 김태희가 최고의 배우 이병헌을 만나 드디어 물만난 고기처럼 "연기력 논란에서 벗어났어요. 그 문제가 제일 힘들었어요"라고 자신있게 밝히고 있다.

"이쁜 배우는 아무리 연기를 잘해도 카메라가 받지 않는다"는 속설처럼 서른쯤에를 외칠 손예진이 이번 영화가 최대 고비가 되지 않을지 모르겠다.

한석규가 흥행 참패를 딪고 일어서며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간다. 열혈 형사, 그리고 이번에는 열혈 형사가 어떻게 망가졌던가라는 물음에 도전한다.

손예진이 어둠 속에서 빛으로 화하려는 두터운 화장같은 연기로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을지는 두고 봐야할 얘기다.

135분이라는 긴 시간동안 풀어낼 미스터르 드라마는 어둠, 그리고 존재, 그리고 밝히려는 자들의 싸움이다.

십여년의 시간을 뚝 잘라버린 그 한석규의 눈빛 만큼, 아역들의 처절한 몸부림을 성인이 된 고수와 손예진이 충분히 감정선에 담아낸다면 그 만으로도 흥행 성공을 거둘 수 있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화려한 캐스팅에 비해 '안개속 홍보'로 가는 전략을 쓰고 있지 않나 싶다. 너무 화려하게 홍보하면 흥행해 참패할 영화이기 때문이 아닐지.

줄거리리는 상당히 간단하다.

출소한 지 얼마 안된 한 남자가 잔인하게 살해 당한다. 이 사건이 14년 전 발생한 한 살인사건과 연관되어 있음을 안 수사팀은 담당형사였던 동수(한석규 분)를 찾아가고, 그는 본능적으로 당시 피해자의 아들이었던 요한(고수 분)이 연루되어 있음을 직감한다.

한편, 재벌총수 승조의 비서실장 시영(이민정 분)은 승조를 위해 그의 약혼녀 미호(손예진 분)의 뒤를 쫓는다. 모든 면에서 완벽한 미호. 하지만 비현실적일 만큼 완벽했던 미호에게 석연치 않은 과거의 흔적이 발견되면서, 그녀 곁에 그림자처럼 맴돌고 있는 존재를 발견하게 되는데...

과거를 지우는 여자와 오늘이 없는 남자, 빛과 그림자가 되다!

서로 다른 대상을 쫓다 한 자리에서 만나게 된 시영과 동수. 그들은 요한과 미호의 과거에 관한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14년 전 발생했던 사건의 살인용의자가 미호의 엄마, 피살자가 요한의 아빠였으며,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미호와 달리 요한은 여전히 어둠 속에 갇혀 살고 있다는 것이다. 마치 빛과 그림자처럼…

14년 전, 그리고 현재까지 계속되는 미스터리한 살인사건들. 과연 진실은 무엇인가?

관람객이라면 이 물음표에 답을 찾고 싶어할 것이다. 만약 김혜자와 원빈이 열연했던 '마더'와 같다면 식음땀이 흘러내릴 결말이다.

답은 영화관에서 찾을 수 있다. 135분이 길지 않다면...

만약 처음으로 답을 찾았다면 "역시 한석규, 고수는 뭘해도 멋있다" 그리고 다음 답은 관람객만이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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