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재현 경기도문화의전당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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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재현 경기도문화의전당 이사장
  • 윤혜란 기자
  • 승인 2010.09.06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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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현(45) 경기도문화의전당 이사장

인터뷰> 조재현 경기도문화의전당 이사장
 
조재현(45) 경기도문화의전당 이사장은 "열심히 노력은 하지만 공연수준은 기대에 미흡하고 조직은 생동감이 없다"면서 "앞으로 생동감 있고 활력 넘치는 조직으로 바꿀 계획"이라고 말했다.

KBS 공채 탤런트 13기 출신으로 방송.연극.영화 등에서 폭넓게 활동하다 지난달 산하에 5개 도립예술단과 직원 300여명의 근무하는 경기도문화의전당 총 사령탑에 부임한 조 이사장은 근무소감을 이렇게 했다.

그는 또 "나를 정치적으로 오해하는 사람이 있다"면서 "그러나 나는 정치에 관심도 없을뿐더러 김문수 지사와 정치색을 함께 한다고 말한 적도 없다"며 "오로지 배우로서만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경기도문화의전당 이사장에 취임해 일보니 어떤가?

▲아직 직원 얼굴 익히고 업무 파악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문화계에서 존재감이 없을 정도로 알려지지 않았다. 무척 침체된 느낌이다. 많은 사업을 진행하지만, 기승전결도 없고 수혜자에 대한 분석도 없다. 다들 열심히 하고는 있지만, 성과가 없다. 공연수준도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 앞으로 생명력있고 활력이 넘치는 조직으로 개편해야 한다. 도민에게 꼭 필요한 문화예술조직으로 만들 것이다.

--이사장은 비상근이다. 며칠 간격으로 출근하나?

▲거의 매일 나온다. 업무를 분석하고 하반기 예정사업을 보강하는 방안을 마련하느라 고심하고 있다. 또 제2회 DMZ다큐영화제가 오는 9일 개최되기 때문에 파주에도 자주 간다. 매일 수원과 파주, 서울 대학로를 수차례씩 오간다. 무척 바쁘다. 특히 최근 전당 사장에 손혜리씨를 임명했다. 함께 각종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손 사 장은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이기에 성과를 거둘 것이다.

--전문경영가로 일하면서 공무원들과 부딪히지는 않는가?

▲지난해 1월 경기공연영상위원장에 취임했을 당시 공무원들이 사용하는 '추경(추가경정예산)'이라는 단어를 몰랐다. 가을에 농사짓는 것으로 이해했다. 모든 것이 낯설고 어려웠다. 그러나 공무원들과 함께 일하면서 그들을 많이 이해하게 됐다. 하지만, 공무원들의 일처리가 매우 경직되고 절차에 얽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특히 '왜'라는 고민을 하지 않고 '왜'라는 질문을 하지 않더라. 나는 '왜'라는 고민을 통해 많은 일을 할 수 있었다.

--지난해 DMZ내 대성동마을에서 사상 처음으로 축제를 했다고 들었다.

▲바로 '왜'라는 접근 때문에 가능했다. 당초 대성동 마을에서 영화제에 맞춰 북 치고 장구 치고 밴드 하는 소규모 축제를 하려 했다. 그러나 그런 행위가 정전협정 위반이라 도저히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래서 마을주민을 만나 고민한 끝에 마을회관을 영화관으로 개조한 뒤 주민을 위한 행사를 열기로 했다. 이는 협정 위반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대성동 마을에서 사상 처음으로 축제를 할 수 있었다. 회관을 영화관으로 고치는 데 도에서도 예산을 지원했지만, 농협과 파주의 극장에서도 협찬했다. 때론 사기업 방식의 즉흥적이고 순간적인 아이디어가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

--김문수 지사와는 어떤 인연이 있나?

▲솔직히 공연영상위원회 위원장으로 취임하기 전날까지 김문수 지사라는 사람 자체를 몰랐다. 정치에 관심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김 지사는 내가 공연기획자로 활동하면서 나름대로 성과를 거둔 것을 평가한 것 같다. 나는 영상위원장에 취임한 이후 다른 곳에서는 시도조차 하지 못했던 일을 해냈다. 서울, 인천, 부산 등 전국에 12개 영상위원회가 있지만 우리는 영상펀드를 조성해 영화제작을 지원했고 DMZ다큐영화제를 성공리에 개최했다. DMZ 다큐영화제는 해외에서도 인정할 만큼 성공했다. 이런 점을 인정받아 또다시 나를 전당 이사장에 임명한 것 같다.

--정치인과의 관계 때문에 오해받지 않나?

▲주변에서 오해를 많이 한다. 그러나 나는 정치에 관심도 없고 김문수 지사를 도운 적도 없다. 그와 정치색을 함께 한다고 말한 적도 없다. 나는 단지 비상근 직책을 맡았을 따름이다. 나와 유인촌 문화부장관을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못한 것이다. 유 장관은 서울문화재단 상근직 사장을 했고 배우로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정치를 선택한 분이다.

--얼마 전 제2회 DMZ 다큐멘터리 영화제 개막식 사회자로 김제동과 김미화를 추천했다고 들었다.

▲김제동 씨가 시간이 없어서 힘들 것 같다. 개막식이 9일인데 촬영일정이 겹친다고 한다. 내가 그들을 사회자로 추천한 이유는 단 한 가지다. 개인의 발언을 정치적으로 해석해 불이익을 주는 그런 유치한 일이 더는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그들은 자기의 소신을 연예인이 아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발언했다. 그런데 주변에서 이를 정치적으로 해석해 불이익을 줬다. 집권당 입장에서는 그들의 발언이 마치 야당의 목소리로 들렸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은 정치인 아니다. 사회적인 발언을 소신있게 했을 뿐이다. 개인의 발언을 놓고 좌우로 편을 갈라 생업에 지장을 주는 것은 잘못이다. 이런 일이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다.

--포부는

▲경기도문화의전당을 생동감 넘치는 조직으로 만들 것이다. 또 매년 영화 한 편, 연극 한 편 꼭할 것이다. '영원한 배우'로 남을 것이다. 또 문화행정가로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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