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만든 그 인체의 조각에 새생명 입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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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만든 그 인체의 조각에 새생명 입김"
  • 정양수 기자
  • 승인 2009.11.1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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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공간 눈 22일까지 김영준 '살덩어리'전
▲ 산책 나온 벌레들(Going out)

오는 22일까지 수원시 팔달구 북수동 갤러리 '대안공간 눈'에서 자신의 다섯번째 개인전 'bodylump(살덩어리)'전을 갖는 화가 김영준은 자신의 모든 것을 발산할 듯한 눈빛으로 말이 이어나갔다.

이번 개인전에는 '달맞이 Moonlight', '산책 나온 벌레들', 'Still-life','With a Fly' 등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김영준은 "몸, 그리고 덩어리는 이름하여 살덩어리, 또 다른 이름은 벌레라고 불리운다"면서 "신의 의도대로 그 신비로움과 화려함은 어쩔 수 없어, 그것을 뽐내려 한다. 아람다운 자연의 조형물 그 자체로, 이 유체의 덩어리들이 의미하는 것은, 존재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고 토로했다.

벌레, 그리고 인체에 대한 견해에 대해 "밝아진 것 같다"는 물음에 그는 "그럴 수도 있다"고 답했다.

삶의 여정을 살면서 기나긴 외로움의 틀을 벗어난 화가의 화폭과 그림에는 초현실적인 추상을 넘어서서 더욱 인간적으로 그리고 더욱 파괴적으로 흐르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김영준은 "지극히 감각적인 대상, 인체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 여인의 몸으로부터는 균형 잡힌 곡선미가 그것이다"면서도 "조각난 파편들은 자연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을 더욱 승화시킬 수 있는 것이냐?"고 자문한다.

김영준은 다섯 번에 걸친 개인전과 인생의 굴곡, 삶의 전환기에 무엇을 얻고 있는 것일까?

김영준은 "예전에 비하면 강렬한 색조는 더욱 강해지며 제 작품을 계속해서 봐온 분들은 조금 밝아졌다고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카프카와 이상이 풀어내는 난해한 철학은 제 작품에도 깊이 있게 녹아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작가와 대화를 앞두고 한 무리의 손님을 맞고 있었다. 전시실에 펼쳐놓은 작품의 공간은 커다란 비움 같은 것이 있었다.

작품을 전시함에 있어서 커다란 공간이 보인다는 질문을 던졌다. 김영준은 "이 공간에 걸만한 그림이 하나 더 있었으면 했다"면서도 "비움이라는 것이 꼭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미소를 보내줬다.

작품 하나하나에서 온기를 느꼈다면 오늘 전시를 보러간 기분이 좋아서 이었을까? 그렇지만 작품은 어둠에서 빛으로 다시 공간을 넘어 시간까지 인체를 훑고 있었다.

파괴를 통한 극한의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있는 김영준의 물음에 갑자기 함께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말이 뇌리를 울린다. "그 파편들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그것들이 벌레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태어나다"고 한 화가 김영준의 답이 관람객에게도 같은 의미로 다가서길 기대해본다. 문의:대안공간 눈(031-244-4519), 김영준(010-8427-9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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