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립무용단, 여섯 번의 이야기 춤‘판’을 뒤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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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립무용단, 여섯 번의 이야기 춤‘판’을 뒤집다
  • 박혜정 기자
  • 승인 2017.03.07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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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립무용단 '판'ⓒ경기타임스

[경기타임스] 경기도립무용단이  여섯 번의 이야기 '판'을 선보인다.

무용단은 올해 걷게 될 대장정의 첫 발 '판'은 18일 오후 5시 경기도문화의전당 소극장에서 기획공연된다고 7일 밝혔다.

‘판을 벌이다’, ‘판을 치다’, ‘놀이판’, ‘굿판’, ‘난장판’ 등의 단어에서 주로 쓰이는 ‘판’. 경기도립무용단이 이 ‘판’을 공연의 타이틀로 삼은 이유는 무엇일까?

경기도립무용단 관계자는 “‘판’은 놀이의 의미, 해방적인 느낌을 담고 있는 말이다”라며 “우리 선조들이 주로 마당과 같은 판을 벌여 한바탕 놀면서 권력에서 해방되고 사회적 압박에서 벗어나려고 했던 것처럼 이번 '판' 공연은 이미 굳어진 기존 무용 공연의 형식을 탈피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기획됐다”고 말했다.

이번 시리즈의 관람 포인트는 총 두 가지로, 먼저 스토리텔링이다.

 

경기도립무용단 '판'ⓒ경기타임스

그동안 선보였던 공연들은 태평무, 농악무, 아박무 등의 독립된 레퍼토리들로 구성되었으며, 각 레퍼토리가 끝날 때마다 무대는 암전되었다. 레퍼토리들 간의 경계가 명확했던 것. 그러나 이번에는 레퍼토리들을 하나의 이야기로 묶었다. 오는 3월 18일 공연의 2부는 문둥북춤으로 문을 연다.

문둥북춤은 양반의 자손이지만 조상들의 누적된 죄로 불치병인 문둥병에 걸려 출세하지 못하는 박탈감과 자포자기의 심정을 표현하는 마당극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이 문둥북춤이 끝나면 암전 없이 바로 창작무로 이어진다. 창작무는 앞선 문둥북춤의 내용을 이어받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창작무가 끝나면 곧바로 또 다른 레퍼토리가 연결된다. 이렇게 해서 하나의 큰 이야기를 만들어지는 시도가 <판>시리즈에서 계속 이어진다.

또 하나의 주목할 포인트는 경기도립극단과의 콜라보레이션이다. 이번 기획공연 <판>에서는 경기도립극단 단원들의 내레이션이 어우러진다.

극단 소속 배우들은 숙련된 발성과 노련한 연기력으로 '판'에 뛰어들어 관객들이 공연의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번 공연에는 윤재웅, 정헌호 두 단원이 참여한다. 관객들과 호흡하며 쉽고 재미있게 공연을 이끌어가겠다는 각오이다.

18일 오후5시 공연은 첫'판'에 걸맞게 총 2부의 공연으로 준비했다.

1부 주제는 나라(國)로 남성적 강인함과 웅장함 같은 다양한 레퍼토리들이 태평성대를 바라는 지금 우리마음을 담아낸다.

2부 주제는 백성(民)이고, 시대를 온 몸으로 겪으며 소비되어온 이야기들을 다. 춤으로 표현될 백성들의 한과 아픔이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관객들과 어떤 공감대를 만들어낼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그 고된 마음을 품어줄 피날레 공연 농악무도 빠지지 않는다. 즉 이번 공연은 시국을 겪어내는 평범한 사람들을 향한 공감과 위로의 마음을 담아낸 것.

나머지 다섯 개의 '판'도 정성스럽게 준비되어 있다.

4월의 ‘마당’, 7월의 ‘비, 바람, 구름, 천둥’, 8월의 ‘농’, 9월의 ‘단풍’, 10월의 ‘사랑’이 차례로 이어진다. 이 여섯 번의 이야기 '판'을 관통하는 주제는 무엇일까. 경기도립무용단 관계자는 ‘소통’이라고 답했다. 소통이 부재하는 오늘날, 문화와 예술이 그 아름다움을 권력으로 삼지 않고 관객들에게 먼저 다가서겠다는 것.

경기도립무용단 관계자는 “일반 관객들에게는 아박무, 문둥북춤 등의 레퍼토리 이름이 낯설기 때문에 그동안은 리플릿에 레퍼토리들을 나열하고 설명해왔으나 이번 공연에서는 그런 부분들이 빠져있다”면서 “현학적 용어나 설명 없이 공연 자체로 관객들에게 다가갈 것이며 관객들은 공부하듯이 공연을 보지 않아도 된다”라고 말했다.

레퍼토리에 대한 정보보다는 꾸밈없이 춤으로 관객들과 만나겠다는 각오이다. 이는 그만큼 공연에 자신이 있다는 것. 경기도립무용단이 만들어낼 여섯 번의 이야기와 뒤집어진 춤‘판’이 기대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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