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 초 중.고 분산학기제 사계절 방학 실현 될까?...혁신교육지구 1-2곳 시범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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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 초 중.고 분산학기제 사계절 방학 실현 될까?...혁신교육지구 1-2곳 시범 운영
  • 전철규 기자
  • 승인 2014.10.13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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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광덕고등학교가 10월31일 한 주간 가을방학에 들어간다. 

20∼22일 2학기 1차 지필고사(중간고사)를 끝낸 후다.

이 학교 고교생들에게는 꿀맛 같은 휴식이다.

광덕고는 2010년 개교 이후 올해로 5년째 학사일정을 봄·여름·가을·겨울로 나눠 '사계 학사제'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 5월에도 한 주간 '늦봄 휴가'를 실시했고 내년 1월 15일 종업식을 하고 나면 3월 3일 입학식 때까지 48일 간 긴 겨울방학을 갖는다. 

2월에는 아예 학교에 나올 일이 없다.

학사일정을 사계절별 46∼50일씩 운영하기에 법정 수업일수(연간 190일)을 채우는 데 어려움이 없다.

연말∼연초 혹한기에는 충분한 난방으로 불편을 최소화했다.

광덕고의 사계 학기제 도입은 종전 2학기제에 문제가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우선 무의미하게 보내는 수업일수가 많다. 

7월과 12월 기말고사 후 2주, 2월 학사일정을 어영부영 보냈다. 평가 전 학습일수와 학습량이 들쭉날쭉해 계획적인 준비가 어려웠다.

사계 학기제 도입 이후 지난해 실시한 전교생 만족도 조사에서 84%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학교와 학사일정이 달라 공문과 업무처리에 혼선을 겪었다.

여름·겨울방학 때 집중되는 교원 연수 참여에 어려움이 따랐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직전 10월 말 가을방학도 부담이었다. 공부하기 좋은 계절을 휴가로 보내는 것이 논란이 됐다.

광덕고 이영식 교감은 "교육의 본질을 생각할 때 단점보다 장점이 많다"며 "학생들이 평가와 학습 피로도를 적절한 시점에 해소하고 학습 효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성남 보평초등학교도 '계절제 방학'을 시행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5월 3일과 11월 1일부터 한 주씩을 봄·가을 계절방학으로 정했다.

보평초는 "북유럽에서 널리 운영되는 학사운영 방식으로 학습자의 리듬, 집중과 이완의 조화로 효율적인 학습 조건을 만들어준다"고 설명했다.

경기지역 초·중·고에서 '9시 등교'에 이어 '사계절 방학'이 본격 시행될지 관심사로 급부상하고 있다.

교육계에 따르면 경기도교육청은 최근 산하 기관장과 실국장 회의에서 9시 등교와 함께 '방학분산제를 통한 4분기제 교육과정 운영과 2월 등교 최소화'를 학교 교육과정 정상화 방안의 하나로 제시했다.

'네 번의 짧은 방학을 실시하는 분산학기제 자율 운영'은 이재정 교육감의 공약이다.

도교육청은 방학분산제 시행을 학교 자율에 맡긴다는 원칙으로 확산 모델을 고심 중이다.

현행 법령의 2학기제를 준수하면서 자율적인 학교문화 혁신을 이끌어 낼 방안을 찾고있는 것이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는 자율학교를 제외한 초·중·고의 학기는 두 학기로 나눠 운영하며, 주 5일 수업을 전면 실시하는 학교의 수업일수는 190일 이상 기준에 따라 학교장이 정하게 규정돼 있다.

2학기제 운영 원칙과 수업일수만 채우면 학교별로 방학분산제를 시행할 수 있다.

경기도에서는 2010년을 전후해 혁신학교를 중심으로 방학분산제를 운영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방학분산제가 학습 효율성을 높이고 여유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게 하면서 자연친화적 감성교육에도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여름철에 집중된 집단 휴가문화도 선진형으로 분산되는 추세고, 시험 직후 학사일정을 체험학습과 연계해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12월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방학분산제 실시 적합성 분석 연구'(연구책임자 양승실)에서 학생의 78.9%가 '평가 후 일주일 정도 방학하는 것이 좋다'고 응답한 조사결과를 내놨다.

그러나 9시 등교 시행 때처럼 맞벌이 가정의 보육 문제와 형제자매 간 학사(방학) 일정 불일치에 따른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도교육청은 이를 고려해 혁신교육지구 한 두 곳을 시범지역으로 선정,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도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전면 시행보다는 확산 모델을 제시하고 학교가 선택하는 방안이 바람직해보인다"면서도 "형제자매 간 학사일정을 맞추려면 지역 내 학교들이 동시에 시행하는 것도 고려할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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