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수원시 북수원민자도로"수원시-북수원원민자도로 공동대책위, 마주오는 기차 충돌 직전...해법은?
상태바
"여기는 수원시 북수원민자도로"수원시-북수원원민자도로 공동대책위, 마주오는 기차 충돌 직전...해법은?
  • 이해용 기자
  • 승인 2013.12.17 16: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왜?...광교초.중학생. 학부모 학교대신 수원시청으로 등교 했을까?
 북수원 민자도로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며 광교초 학생과 학부모 600여명이 17일 수원시청으로 등교했다ⓒ경기타임스

왜? 학생들이....학교 대신 시청으로 등교했을까?

17일 오전 수원시청에는 영하의 날씨가 매섭게 몰아치고 있었다.

이곳에서 학생.학부모 600여명이 두툼한 점퍼차림으로 모여 있었다.

바로 광교초등학생들이 학교 대신 수원시청으로 등교했기 때문이다.

왜? 초교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수원시청으로 왔을까?

수원시청앞에는 관광버스 14대가 줄지어 서 있었다. 저학년인 1~3학년은 보통 엄마 손을 잡고 내리고 있었다. 4~6학년은 혼자 온 학생들이 많았다.

학생들은 이재준 제2부시장에게 북수원 민자도로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소원지를 펼쳐보이며 “북수원 민자도로 안 돼요!”를 외쳤다. 시청을 에워싸는 인간띠 잇기 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학부모들에따르면 어린이들이 시청에서 현장학습을 할 수 있도록 요구했다.

이에 시는 이를 수용, 강당과 민원실 등을 개방했다.

광교초 학생과 학부모들은 줄을 지어 시청 별관 대강당으로 들어갔다. 워낙 인원이 많다보니 들어가는데만 2~30분이 걸렸다.

학생과 학부모들로 대강당이 꽉 들어차자, 광교초 학부모인 최희주 씨가 마이크를 잡고 학생들에게 물었다. 이에 학생들은 힘찬 목소리로 답했다.

 

“여러분 다니는 학교가 좋아요? 안 좋아요?”ⓒ경기타임스

“여러분 다니는 학교가 좋아요? 안 좋아요?”

“안 좋아요!”

“고속도로 때문에 너무 시끄럽죠?”

“네!”

“학교보다 시청 안이 더 천국이죠?”
“네!”

최 씨는 “우리가 처한 상황 때문에 학교에만 있을 수 없어서 시청에 왔다”고 말했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소원지에 자신의 소원을 적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미리 준비해 온 작은 종이에 소원을 적었다.

“수업할 때 시끄럽지 않게 조용히 집중해서 하고 싶고 최소한 더 시끄러워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6학년인 박모 학생은 이렇게 적은 자신의 소원을 모든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읽어 보이며, 마지막으로 “민자도로를 반대합니다!”라고 외쳤다.

학생들은 소원지를 높이 펼쳐보이는 퍼포먼스를 벌이며 “북수원 민자도로 안 돼요!”를 목청껏 외쳤다.

소원지를 모아 염태영 수원시장에게 잘 전달하겠다며 학생과 학부모들 앞에 선, 이재준 제2부시장은 “학부모들이 걱정하는 것처럼 학생들이 공부하는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잘 해결하겠다. 걱정하지 마시라”며 “학습권을 침해하는 도로는 건설할 수 없다. 잘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한 학부모가 “어떻게 구체적으로 할 수 있냐?”고 되묻자, 이 부시장은 “도로를 건설하되 소음이나 분진이 발생하지 않는 좋은 공법이 나와 있다”며 북수원 민자도로 건설의 불가피성에 대한 원론적 입장만을 내놨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이 부시장에게 다시 한번 “북수원 민자도로 안 돼요!”를 있는 힘껏 외쳤다.

시의 해법은 무엇일까?

 

이재준 제2부시장은 광교초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도로를 건설하되 소음이나 분진이 발생하지 않는 좋은 공법이 나와 있다”고 말하고 있다.
 ⓒ경기타임스

시는 광교신도시 교통대책으로 계획된 도로여서 건설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북수원민자도로는 수원시 장안구 파장동과 용인시 수지구 상현동을 잇는 폭 20m(왕복 4차로), 길이 7.7㎞ 도로다.

도로 중간에 광교산 자락을 관통하는 길이 1천590m와 890m의 터널 2개, 계곡을 가로지르는 교량 6개, 조원IC·광교IC 등 IC 2개가 설치되도록 계획됐다.

총 사업비 3천714억원 가운데 300억원은 수원시가, 1천100억원은 광교신도시 사업시행자가 부담하고 나머지는 민간사업자가 투자하며 준공후 30년간 유료로 운영된다.

북수원민자도로는 1994년 일반도로로 고시됐다.

광교신도시 건설에 따른 교통대책이 수립됐다. 그러나 민자고속도로로 변경됐다.

시는 지난 2008년 12월 동부건설컨소시엄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그러나 도로 노선이 수원의 허파구실을 하는 광교산을 통과함에 따라 환경파괴 논란이 불거졌다.

이때 광교신도시 입주가 시작됐다.

광교신도시가 모습을 갖춰지면서 도로예정지 옆에 광교초·중학교가 개교했다.

광교 초.중의 개교로 소음·분진피해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경실련 등 수원지역 시민단체와 학부모들은 이에 따라 민자도로 건설에 반대하는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들은 감사원에 공익감사청구, 인간띠잇기 행사, 반대집회 등 도로개설을 막기 위한 활동을 펼쳐왔다.

학부모 안희정씨는 "학교반경 100m 이내에 영동고속도로가 통과하는 상황에서 학교 담장으로부터 20여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민자도로까지 건설되면 학생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게 된다"며 "민자도로와 영동고속도로 동수원∼북수원IC 구간이 겹치기 때문에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원시는 그러나 도로개설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민자도로는 포화상태에 놓인 1번 국도의 교통량을 분산시켜 도심교통난을 완화할 수 있는데다 광교신도시 교통대책으로 수립된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이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민자사업을 포기할 경우 민간사업자로부터 피소될 우려도 있다.

더구나 주민들이 감사원에 도로개설을 막아달라며 청구한 공익감사청구결과가 "절차상 하자가 없다"식으로 결론남에 따라 도로건설을 포기할 명분마저 없어졌다.

시는 이에 따라 북수원지역에 도로 진출입 IC를 추가로 설치하고 학교구간에는 방음벽을 설치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으며 조만간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약을 체결한 뒤 내년 하반기부터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박흥수 교통국장은 "학생과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방음벽 설치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주민들과 충분한 대화를 통해 설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