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 혁신학교 지정 후 학생 초과 교육여건 더 악화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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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 혁신학교 지정 후 학생 초과 교육여건 더 악화 지적?
  • 전철규 기자
  • 승인 2012.10.2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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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이 교육여건을 개선해 공교육을 혁신모델로 삼겠다며 지정 운영하는 혁신학교 상당수가 '25명 이내'라는 학급당 학생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일부 혁신학교는 학생들이 급증해 오히려 교육여건이 악화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23일 경기도교육청과 일선 혁신학교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지난 2009년 9월 13개 학교를 혁신학교로 지정한 이후 현재 154개의 혁신학교를 지정 운영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혁신학교를 지정하면서 각 학교에 자율권을 확대하는 동시에 학생의 수업집중도와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학급당 학생수를 25명 이내로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2011년 3월 혁신학교로 지정된 용인 포곡고등학교는 학급당 학생수가 34.4명, 구리 인창고는 37.7명, 부천 부인중학교는 30.2명에 달한다.

2009년 9월 혁신학교로 지정된 학교들도 사정은 비슷해 성남 보평초교의 학급당 학생수는 33.4명, 광명 구름산초교는 31.9명, 양평 조현초교는 27.1명이다.

더욱이 대표적인 혁신학교로 널리 알려진 양평 조현초교는 혁신학교 지정 직전 학급당 학생이 17.5명이었으나 지정 이후 전입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전교생이 3배로 증가한 것은 물론 학급당 학생수도 역시 급증했다.

3학년의 경우 학급당 학생수가 34명이나 된다.

이 학교는 학생 증가에 따라 특별교실 등을 일반 교실로 사용하고 있으며, 화장실과 식수까지 부족한 상황이다.

성남 보평초교도 혁신학교 지정 직전 학생들이 13학급 400여명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47학급 1천570명으로 급증한 상태다.

이 학교 역시 학생 급증에 따라 교실을 증축했으나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혁신학교 지정 이후 교육여건이 개선되기보다는 오히려 악화됐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혁신학교들이 학급당 학생수를 줄이지 못하는 것은 예산이 제때 뒷받침되지 않아 짧은기간에 교사나 교실 등을 확충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또 학생들이 급증하는 것은 혁신학교의 교육프로그램이 다양하고 우수하다는 소문이 나면서 많은 학부모가 자녀를 전학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한 혁신학교 교감은 "전입 학생을 막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시설 확충이 뒤따르지 않은 상황에서 학생이 급증해 교육에 여러가지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사들도 혁신학교에 맞는 충실한 수업준비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이같이 학생이 계속 증가한다면 수업혁신이라는 혁신학교 지정 운영의 본래 취지를 살리기 어려울 것"라고 밝혔다.

일부 교사는 "학생이 많지 않았던 혁신학교 지정 이전 수업이 지정 이후보다 오히려 충실하게 진행된 것 같다"고도 했다.

경기도교육청의 혁신학교 담당 직원은 "혁신학교의 학생수 급증 등의 문제점에 대해 알고 있다"며 "혁신학교 운영에 대해 종합적으로 조사 및 분석해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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