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여성 남치 살해사건 녹취록 공개..결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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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여성 남치 살해사건 녹취록 공개..결과는 ?...
  • 전철규 기자
  • 승인 2012.04.14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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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살인범 4년에 8번입국 ..한달에 2번입구도..다급한 비명소리 생생...
수원 여성납치 살인범 오모씨ⓒ경기타임스

"다급한 비명소리와 가슴을 쿵쿵 때리는 비명이 반복해서 들리는데 너무나 처절했다"

지난 13일조카를 잃은 이모 한 모씨(50)는 녹취록을 들은뒤 속에서 피눈물이 흐른다고 입술을 깨 물었다.

이모 한씨는 "조카딸이 처절하게 '잘못했어요'라고 절규하는 소리를 차라리 듣지 않았으면 좋았을것이라고 울분을 삼키지 못했다. 또 테이프 찢는 소리에 '아프다'는 소리가 들리는데도 경찰들이 너무 태연하게 '부부싸움이네'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이들도 살인범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씨는 "공청하던 경찰들 중 한 명이라도 다급하게 '이거 장난 아니네, 큰 사건 같은데'라는 말을 하길 기대했는데 그런 말은 없었다. 경찰의 대응 태도가 너무 느긋하고 무성의해서 이해가 안되고 용서가 안된다. 가슴이 무너진다"고 설명했다.

지난 13일 경기경찰청은 112신고센터의 녹취파일 및 로그기록(시간대별 신고전화 송수신 기록)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오후 수원에서 살해된 A 씨(28·여) 유족들은 경기지방경찰청 112신고센터를 찾았다. 오후 5시 25분...A 씨의 언니와 형부, 남동생, 이모, 이모부 등 5명은 굳은 표정으로 센터에 들어섰다.
A 씨 부모는 비참하게 죽어간 딸의 목소리를 차마 들을 수 없어 찾지 않았다.

오후 6시30분경 유족들은 센터를나왔다. 1시간가량 녹취록을 청취했다. 녹취를 청취한 이모부 박 모씨(51)는 "차라리 듣지 않았으면…. 다급한 비명 뒤에 간절함이 느껴졌습니다. 반복해서 들리는 처절한 목소리가 너무나 처절해 가슴이 찢어지는줄 알았습니다라“고 말했다.

남동생(25)은 센터에서 음성파일을 2회 반복해서 듣는 동안 내내 복받쳐 오르는 분노와 슬픔에 흐느끼며 이를 악물고 손바닥으로 책상을 두어 차례 내리치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 경찰 녹취록 분석한 결과는...

▶경기경찰청은 지난 13일 112신고센터의 녹취파일 및 로그기록(시간대별 신고전화 송수신 기록)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신고전화 전산기록을 분석한 결과 A씨가 1일 오후 10시50분13초에 다급한 목소리로 신고를 했고 10시57분47초에 전화가 끊겼다. 2초 뒤에 112신고센터 긴급공청(직원들이 전화를 동시에 듣는 것)도 종료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10시57분47초에 신고자의 휴대전화가 끊기는 듯한 전자음('띵' 하는 소리)이 들린 뒤 곧바로 112신고센터 직원들이 "끊어버렸다. 안되겠다 이거"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당시 녹음 상태가 분명치 않아 몇 차례 이어폰을 끼고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정확한 발언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국과수에 음성파일 분석을 의뢰했다.

■경찰 같은 파일 듣는 사람에 따라 다를수 있어 국과수 분석 요청

▶경찰은 이날 각기 다른 112신고센터 녹취파일 분석자료 2개를 내놨다.

경찰청은 이날 오전 "신고 내용 녹취파일을 반복 청취하던 중 말미에 소음과 함께 희미하게 '끊어버려야겠다'는 (112센터 근무자) 음성을 발견했다. 이후 신고전화가 끊겼다"고 밝혔다.

경찰청 감찰팀은 A씨의 휴대전화 전원이 켜진 상태에서 지령실 직원이 먼저 전화를 끊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경찰청 수사국은 이날 오후 감찰팀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실태조사를 벌인 뒤 중간조사 결과를 또 발표했다.

수사국은 "녹취파일을 분석한 결과 신고센터 직원의 말은 '끊어버렸다. 이거 안되겠다'는 취지로 들렸다"고 밝혔다. 같은 녹취파일이 듣는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른 내용으로 발표된 것이다. 감찰담당관실과 지능범죄수사과는 각각 헤드폰과 이어폰을 끼고 녹취파일을 분석했다.

경찰은 최종 결론을 유보한 채 국과수에 음성파일 분석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몇 차례 반복해서 들은 내용이기 때문에 전문적인 것은 국과수의 분석 결과를 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수원여성 살인사건 언제 일어났나?

▶경찰에 따르면 A씨는 1일 오후 10시50분쯤 휴대전화로 112신고센터에 전화를 걸어 다급한 목소리로 "성폭행당하고 있어요. 모르는 아저씨에게 끌려왔어요"라고 말한 뒤 연락이 끊긴 상황이다.

신고를 접수한 수원중부경찰서는 순찰차와 경찰관을 투입해 휴대전화가 발신된 기지국 반경 300~500m에서 불이 켜진 상가와 숙박업소 등을 중심으로 새벽까지 탐문수사를 벌였지만 현장을 찾지는 못했다.

■범인검거는 언제했나..

▶지난 2일 수원중부경찰서는 집으로 귀가하던 회사원 A모(28)씨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조선족 오모(42)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사건 발생 10시간 가량 지난 오전 9시20분쯤이다. 경찰은 인근을 탐문하던중 인근 상인으로부터 "부부 싸움하는 소리를 들었다"는 제보를 받고 수사 범위를 좁혔다. 그러던중 바로 옆 건물 1층 다세대 주택에서 오씨를 붙잡았다.

발견 당시 오씨는 이미 숨진 A씨의 시신을 훼손한 뒤 가방과 비닐봉지 등에 나눠 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들 왜 분노하고 경악하나...

▶수원여성 살인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사건의 잔혹성으로 시민들은 경악했다.

왜 경악했나..

오씨는 집안에 있던 둔기로 저항하는 A씨의 머리를 내리치고 목을 졸라 살해한데 그치지 않았다. 오씨는 시신을 토막 내 여행가방과 비닐봉지에 나눠 담기까지 했다.  잔혹성과 엽기적인 사건으로 시민들은 경악을 금치못하고 있다.

오씨의 잔혹성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언론보도를 통해 오씨는 "시신을 200여점으로 토막냈다", "가축을 도축하듯 뼈와 살을 발라냈다", "온몸을 난도질했다" 등 참혹성이 전해지면서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오씨는 누구이며 여성을 왜 살해했나?

▶오씨는 2007년 한국에 입국해 막노동을 하며 지내온것으로 알려졌다. 오씨는 경찰에서 "술에 취한 상태에서 A씨와 어깨를 부딪쳐 화가 나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현장 인근 길가에 있던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오씨가 의도적으로 A씨에게 접근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이 또한 거짓말로 드러났다.

■오씨는 한국에 언제 입국했나?

▶2007년 한국에 입국한것으로 알졌다.

오씨는 또 4년 동안 8번 입국을 하고, 한달새 2번 입국하기도 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경기경찰청이 중국 국적인 오씨의 출입국 기록을 확인한 결과 2007년 9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모두 8차례에 걸쳐 입국한 사실이 드러났다.

오씨는 짧게는 13일, 길게는 7개월만에 출국했다. 비자 연장 등의 이유로 입·출국을 반복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오씨는 또 국내에 머무는 동안에는 수원, 용인, 거제, 제주 등 모두 6개 지역에서 떠돌이 생활을 하며 일용직 노동을 해왔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 검경, 수원살인 사건 여죄확인 주력..현장점검

▶검찰과 경찰은 지난 12일 오씨의 다른 범행 여부를 집중 추적하는 한편 현장점검 등을 통해 수사의 단서 확보에 주력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날 살해 동기와 경위 등을 규명하기 위한 진술조사와 현장점검을 동시에 진행했다.

검찰 전담수사팀은 아침일찍부터 오씨를 상대로 살해 시점 등에 대해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날 오후 대검 감식반 3명과 당시 현장 감식을 벌였던 경찰 과학수사대 등과 함께 현장점검을 벌였다.

현장 구석구석을 둘러보며 수사에 단서가될 만한 증거물이 남아 있는지 등을 꼼꼼하게 확인했다.

특히 검찰은 지난 10일 경찰로부터 사건을 인계받아 11일부터 현재까지 오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 사건 당일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에 검찰은 다음주께 대검 행동진술분석 전문가를 투입, 오씨 진술의 신빙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또 오씨의 중국 내 행적을 파악하기 위해 중국에 나가 있는 검찰협력관에 공조 수사 요청도 검토 중이다.

특히 지난 2010년 7월 안산시 상록구 모 아파트 단지 인근에서 오씨와 비슷한 인상착의를 한 인물로부터 납치를 당할 뻔 했다는 20대 여성의 신고 등 유사사건에 관한 제보가 들어옴에 따라 이들 사건과 오씨의 동선을 비교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당시 범인도 전봇대 뒤에 숨어있던 오씨처럼 화물차 뒤에 숨어있다 갑자기 나타나 여성을 강제로 끌고가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수원 살인사건' 여죄수사 사실상 경찰이 전담
   
▶'수원 20대 여성 잔혹살인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형사3부는 피의자 중국인 오씨의 '여죄' 수사를 사실상 경찰에 맡겼다.

검찰은 오 씨의 범행 입증 및 진실규명에, 경찰은 오 씨의 국·내외 행적을 쫓아 여죄를 밝혀내는데 주력키로 한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 인력만으로는 여죄를 밝히는데 한계가 있다"며 "경찰이 피의자의 여죄를 밝히는데 열의를 갖고 있는 만큼, 공조를 통해 수사를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실종·살인사건 등에 대한 각종 수사기록도 경찰에서 갖고 있어, 오 씨가 실토하지 않는 이상 여죄를 밝혀내는 것은 사실상 희박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기경찰청은 이 사건 관할 경찰서인 수원중부경찰서 강력팀 3개 팀과 경기청 여죄수사 지원팀 등으로 구성된 여죄수사팀을 별도로 꾸리고, 본격 수사에 들어갔다.

■경찰청 수원사건서 드러난 문제점 개선키로

▶경찰이 수원 20대 여성 살인사건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에 대한 대대적 손질에 나선다.

경찰은 이원화된 112지령실과 치안상황실 업무를 합친 '통합상황실'을 운영하고 112 신고자가 위급한 상황인 경우 자동으로 위치추적을 할 수 있는 방안 등을 추진키로 했다.

경찰청은 지난 13일 오전 10시 경찰청사에서 조현오 경찰청장 주재로 '전국 경찰 지휘부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논의했다.

경찰은 112 신고자의 신속한 위치 파악을 위해 신고자가 위급한 상황일때는 자동으로 위치추적을 하도록 시스템화하고 '112앱' 활용 등 현행법령에서 가능한 신고자 위치 확인 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키로 했다.

112 운영시스템도 개선, 광역시 단위는 통합시스템을 운영하되 도 단위의 경우 지방청 실정에 맞게 경찰서 중심으로 운영하거나 권역별로 접수ㆍ지령할 수 있는 시스템 도입을 검토키로 했다.

112신고 공청(共聽) 시스템은 '녹취파일 공유방식'으로 바꿔 현장 경찰관이 신고내용을 필요시에 청취할 수 있도록 한다.

신고 접수시 사건 유형별로 신고자에게 반드시 물어야 할 내용으로 표준 질문지와 구체적 조치요령을 매뉴얼로 만들어 이를 112접수 컴퓨터에 표시되게 하는 시스템도 개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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