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추모공원 조성 '가시밭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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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추모공원 조성 '가시밭길'
  • 정대영 기자
  • 승인 2010.12.16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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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지 미리 선정"..주민들 강한 반발
민주당 김영환 의원(안산 상록을)이 16일 경기도 안산시 안산IC 앞에서 추모공원 후보지 철회를 요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경기도 안산시의 추모공원 조성사업이 초반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시는 2014년까지 양상동 서락골에 추모공원을 조성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으나 지역 국회의원과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서 사업추진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또 시가 추모공원 입지를 미리 정해 놓고 뒤늦게 발표한 것은 양상동 주민들을 우롱한 것이라며 선정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김철민 안산시장은 지난 15일 시청 브리핑룸을 방문해 상록구 양상동 159의 4 '서락골'을 추모공원 후보지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시는 내년부터 700억원을 들여 서락골 일대 7만5천여㎡에 화장로 6기, 봉안당(3만기 규모), 편의시설 등을 갖춘 추모공원을 조성해 2014년 완공하겠다고 세부 계획을 소개했다.

시가 추모공원 후보지를 발표하자 양상동 주민 100여명이 시청을 찾아 시장 면담을 요구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 2명은 항의의 뜻으로 삭발을 했다.

또 국회지식경제위원장인 민주당 김영환 의원(안산 상록을)은 이날 시청 현관 앞에서 도의원, 시의원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안산시민 10만명 이상이 매일 출퇴근하는 시의 관문인 양상동을 화장장 부지로 선정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추모공원 후보지 선정을 막지 못한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며 "졸속으로 결정된 화장장 입지 선정이 철회될 때 까지 양상동 주민들과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어 16일 오전 6시50분부터 2시간여동안 안산IC 앞에서 추모공원 건설에 반대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여기에 추모공원 입지가 지난 10일 결정됐다는 문서까지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이 문서에는 "2010년 제9차 안산추모공원건립추진위원회(2010.12.10)에서 추모공원 입지가 '서락골(양상동 안양공원묘원 인접 부지)'로 결정됐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양상동 주민들은 시가 추모공원 후보지를 미리 정해 놓고 10일부터 13일까지 예비 후보지 3곳 주민들을 대상으로 의견을 듣겠다고 한 것은 주민들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산시의회 한나라당 의원들도 가세했다.

시의회 한나라당 의원들은 16일 성명을 내고 "시가 시의회와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추모공원 후보지를 선정했다"며 시는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공개 사과하고 후보지 선정기준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추모공원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참안산사람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제 최종적인 입지선정이 이뤄진 만큼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인 추모공원을 조성해 달라"고 요구했다.

시는 추모공원은 꼭 필요한 시설인 만큼 주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민관협의체를 꾸려 대화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해당지역에 대한 도시계획 재수립, 복지시설 건립, 대중교통체계 확립, 일자리 창출, 작목반 지원 등 마을 인프라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마을발전기금을 조성해 주민들이 일시적이 아닌 지속적으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당근이 아닌 후보지 선정 철회를 요구하고 있어 사업 추진에 난항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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