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刀)와 검(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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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刀)와 검(劍)
  • 전철규 편집국장
  • 승인 2010.11.01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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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있는 도구를 총칭하는 '칼'에는 도(刀)와 검(劍)이 있다.

일반적으로 한쪽 날만 있는 것을 '도'라 한다. 양날을 갖고 있는 것을 '검'이라 한다.

'도'는 한쪽에만 날이 있어 베는 데 적합하다.

'검'은 양날을 갖고 있다. 통상 '도'보다는 가벼워 베기와 찌르는 게 모두 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검(劍)'이 '도(刀)'에 비해 화려한 기술을 선보인다.

과거 무인들만 사용하던 도(刀)와 '검(劍)...

요즈음에는 줄곤 정치권에서도 사용된다. 물론 과거엔 정치권에 진짜 칼이 등장한 적도 있다.

정치권에서는 주로 "양날의 칼(검)", "가슴에 칼을 품다", "날을 세웠다"는 등의 언어적 표현으로 쓰인다.

이처럼 도(刀)와 검(劍)은 가끔 유력 정치인의 행보를 놓고 도와 검의 특징으로 구별하기도 한다.

2012년이면 대선이다. 대선의 잠룡들은 지금부터 소리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그래서 잠재적 대선주자들의 발길이 바빠졌다.

2012년 대통령선거에서 누가 주인공이 될까". 수많은 잠룡 중에 진짜 '용꿈'을 꿀 주인공은 누구일까?.

이중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급부상하고 있다. 손대표가 잠룡으로서 계속 이어갈 수 있을까?

손 대표는 합리적’이라는 반면 "다소 날이 무디다"는 양면적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던 손 대표가 민주당 10.3 전당대회를 통해 당권을 장악하면서 최근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양날을 지닌 검과 같은 모양새다. 한나라당의 멍에를 벗기 위해서인지 변화무쌍한 검의 기세를 보여주고 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듯 민심 탐방을 이어가고 있다.
'4대강 반대'의 깃발을 세워 전대 이후 흩어졌던 당심(黨心)을 결집시키고 있다.‘

손 대표는 4대강 사업은 위장 대운하 사업이라고 친정이었던 여권을 정조준 했다.

손 대표의 화려한 검의 기술에 놀란 여권은 반격을 가했다. 그 선봉엔 역시 ‘저격수’라는 별칭을 가진 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섰다.

홍 최고위원은 매는 맞으면 맞을수록 체력이 저하된다. 지지율 상승은 단기적으로 반짝하는 것이다. 손 대표의 연이은 공세가 단기적으로는 상승효과가 있을지 모른다.

허나 장기적으로는 손 대표에게 유리하지 않다고 반격했다.

그는 아직 시간이 많다. 앞으로 대선구도가 요동칠 것이다. 손대표가 어깨에 힘이 들어가 오버하면 실수도 나오게 된다고 꼬집었다.

반면 한나라당은 어떤가?

현재 박근혜 전 대표가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면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최근 정치적 행보는 어떠한가?

'도'에 가깝다. 화려함은 다소 떨어진다. 묵직하고 일관된 '베기'기술을 사용하는 느낌이다.

날이 있는 한쪽 면으론 날카로운 모습을 보인다. 또 다른 면으로는 인간적인 뭉툭함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킨 '박근혜표 썰렁 개그'나 '비키니 사진' '모교인 서강대 광고' 등은 박 전 대표의 날이 없는 뭉툭한 면에서 찾아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이처럼 다소 경색된 이미지를 갖고 있었던 박 전 대표다. 그러나 이 뭉툭한 면이 강조되면서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박 전 대표는 그동안 원칙과 신뢰의 지도자라는 평가의 다른 면으로 딱딱한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최근 사진 등을 통해 따뜻하고 친근감 주고 있다. 우리 곁에 이웃해 있는 지도자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가고 있다.

박 전대표는 앞으로 계속 이런 모습들이 적절한 수준에서 보여주면 괜찮다.허지만, 너무 오랫동안 작위적으로 지속될 경우엔 희화화 되고 부작용이 날 수도 있다.
 
정치권은 무협소설의 무림처럼 변화무쌍한 곳이다. 무림에선 도를 쓰던 사람이 사용법을 익혀 검을 쓰기도 한다. 검을 주무기로 하던 무인이 도로 바꾸기도 한다.

"정치는 생물"이다.

정치권에 사는 정치인들도 마찬가지다. 지금의 단순한 '도'의 모습을 갖고 있는 정치인이 화려한 '검'의 모습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이때문인가 정치는 생물이라고 한다. 변화무쌍하다고 한다.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고 한다.

박 전 대표와 손 대표의 최근 행보가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어떻게 변화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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