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안톤 오노(미국)의 할리우드 액션으로 금메달을 빼앗긴 김동성 선수를 위해 국민들이 제작해준 명예 금메달 등 근대 올림픽 관련자료 3만여 점이 수원에 전시된다.
수원시는 26일‘한국 근대스포츠의 아버지’ 故 소강(小岡) 민관식 선생이 평생 수집한 근대 스포츠․정치․행정 관련 희귀자료 2만9451점의 기증식을 수원시청에서 개최했다.
시는 이를 기념해 4월 특별전시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1918년 개성에서 출생한 민 선생은 3~5대 민의원, 6,10대 국회의원을 거쳐 1971~74년 문교부 장관을 지냈다. 민 선생은 1964~71년 대한체육회장, 68~70년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을 역임하면서 태릉선수촌을 건립하는 등 스포츠 근대화의 토대를 놓았다.
특히 민 선생은 현재 벤쿠버 동계올림픽 선수단장을 맡고 있는 박성인(73) 빙상경기연맹회장이 평생 깍듯하게 모셨던 선배로 더욱 유명하다.
소장품은 1964년 도쿄올림픽부터 2004년 아테네 올림픽까지 각종 국제스포츠 대회에서 민 선생이 직접 수집한 기념품과 사진을 비롯해 역대 대통령들의 선물, 근대 정치자료, 일상 소품 등 한국 근대사를 실물로 확인 할 수 있는 것들이다.소장품 중에는 2002년 솔트레이크올림픽 김동성의 명예 금메달과 기념 배지, 그해 4월 몬트리올 세계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6개 부문 금메달이 있다.
또 고인이 된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씨가 74년 테헤란 아시안게임에서 딴 금메달과 88올림픽 성화봉, 91년 일본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북 단일팀의 친필 사인이 담긴 라켓이 있다.
이밖에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 이은철 선수의 메달과 경기 출전 당시 사용했던 소구경권총 등 수 천 점의 소중한 자료들이 포함됐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 참여한 사진들과 각 대회의 기념주화, 열쇠고리 등 작은 기념품까지 꼼꼼히 모아둔 액자도 전시된다.
또 암스트롱의 친필 사인이 있는 달 착륙 발자국 사진과 무너진 베를린 장벽의 벽돌조각 등 희귀한 자료와 도자기, 그림도 전시될 예정이다.
소장품들은 평소 수집광이었던 민 선생이 하나하나 모은 것으로 부인인 김영호(84) 여사가 한남동 자택 지하에 꾸며 놓은 ‘민관식 컬렉션’에 보관돼 왔다.
컬렉션은 스포츠 역사의 명소로 알려져 사마란치 IOC 명예위원장과 제프 블래터 FIFA 회장 등 국제적 인사들이 방문하기도 했다.
민 선생의 마지막 소원은 컬렉션의 소장품을 일반인들에게 공개하는 것이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2006년 고인이 됐다. 유족들은 이런 고인의 뜻을 받들어 수원박물관을 통해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김용서 수원시장은 “선생의 귀중한 소장품을 기증받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상설 전시로 선생의 업적과 활력 넘쳤던 일생을 알리는 것은 물론 한국의 근대사를 연구하고 학습할 수 있는 자료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