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범 "최고의 생일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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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태범 "최고의 생일 선물"
  • 전철규 기자
  • 승인 2010.02.16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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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좋아서 미치겠습니다. 좋은 꿈을 꿔 메달을 기대했었는데, 최고의 생일선물이 돼 너무 기쁩니다"

16일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 출전한 모태범(한국체대) 선수가 예상외의 금메달을 확정짓는 순간 가족들은 집에 떠나갈 듯 환호성을 질렀다.

모 선수의 가족들은 경기도 포천시내 집에서 친척, 마을 주민 10여명과 함께 TV 앞에 앉아 작은 북을 두드려 가며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모 선수가 1차 시기에서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자 방안은 메달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가족들은 2차 시기 경기 시간이 현지 사정으로 지연되자 유.불리를 따져 가며 흥분을 가라 앉히지 못했다.

드디어 2차 시기. 19번째로 모 선수가 모습을 나타내자 어머니 정연화(50)씨는 얼굴이 붉게 상기된 채 TV를 지켜봤고 응원단도 잠시 숨을 죽였다.

출발 총성이 울리고 35초 가까운 경기 시간 내내 모 선수가 앞서 나가자 가족과 응원단은 두 손을 불끈 쥐며 환호성을 질렀다.

마침내 모 선수가 자신을 제외하고 이제까지 경기한 37명을 모두 제쳐 1위로 올라서 "동메달을 확보했다"는 TV 해설자의 말이 흘러나오자 방안은 순식간에 흥분의 도가니로 변했다.

20조 마지막 두 명, 초반 뛰어난 경기력을 보이자 잠시 초조한 분위기가 이어지기도 했지만 모 선수가 끝내 금메달을 확정짓자 온 집안은 환호성으로 가득했다. 어머니 정씨와 누나 은영(25)씨는 끝내 눈물을 글썽였다.

어머니 정씨는 "어제가 생일인데 미역국도 못 끓여줘 미안했다"며 "메달권에 진입하기만 기도했는데 금메달을 따 말할 수 없이 기쁘다"고 말했다.

정씨는 이어 "태범이가 '생일에 경기에 나가 감이 좋다'는 말을 했다"며 "출발선에 선 태범이의 얼굴을 보니까 마음이 편안해 보였다"고 아들을 대견해 했다.

누나 은영씨는 '달려라, 달려라~'라는 만화영화 로버트 태권V의 주제가를 문자 메시지로 모 선수에게 보내기도 했다.

아버지 모영열(52)씨는 "사실 아들이 팀 막내로 메달 기대를 받지는 못했지만 어제 좋은 꿈을 꿔 내심 (메달을) 많이 기대했다"며 "아들의 주 종목인 1천m와 1천500m, 계주도 많이 응원해 달라"고 흥분을 가라 앉히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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