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할린 동포의 전통 혼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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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할린 동포의 전통 혼례식
  • 정대영 기자
  • 승인 2009.11.06 1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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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 남부노인복지관 개관 1주년 전통 체험

화성시 남부노인복지관은 6일 개관 1주년을 맞아 고국 전통의 아름다움을 알려주고, 새로운 생활에 빨리 적응할 있도록 하는 사할린 동포 전통 혼례식을 가졌다.

혼례식 주인공은 지난해 12월 영주 귀국하고 향남읍 택지지구에서 제2의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는 박공이(67), 박수자(여ㆍ66)씨 부부로 사할린 동포 2세대다.

1939년 부모들이 사할린으로 강제 징용된 아픔을 갖고 있지만 노인복지관에서 여가와 취미생활을 즐기며 안정된 삶을 살고 있다.

현재, 향남읍에는 103명의 사할린 동포들이 살고 있으며 대부분 남부노인복지관에서 컴퓨터, 한글, 영어 등을 배우며 다른 노인들과 함께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부부로 살아온 지 40년이 지났지만, 이날 대기실에서 전통혼례복을 입고 연지곤지를 바르는 동안 신부의 얼굴은 상기되어 있었다.

관람객들이 모이자 화성시 문화재단의 찾아가는 공연이 식전 행사로 열렸고 선무용 단원들은 부채춤 등을 선보이며 분위기를 띄웠다.

성춘향과 이몽룡의 사랑을 그린 창작무용에서는 첫날밤을 익살스럽게 표현, 전통 혼례식의 묘한 상상을 떠올리게 해 즐거움을 전했다.

식은 한국전통혼례 국제교류원 주관에 따라 전통 절차로 진행됐으며 나무로 깎은 기러기가 초례상에 올려놓으면서 시작됐다.

주례의 안내로 신랑신부는 손을 씻어 몸과 마음을 정갈히 했고 표주박에 담긴 술을 나눠 마시며 사랑을 맹세했다.

50분간 전통혼례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

주례는 마지막으로 두 사람이 한 부부로 일생 동안 고락을 함께 할 것을 알리며 성혼을 선포해 식을 끝냈다.

전통혼례를 끝낸 신부는 "40년전 사할린에서 결혼할 당시, 생전 부모님이 머리가 희어질 때까지 잘 살라 덕담을 해주셨는데, 그 약속을 지킨 것 같다"며 돌아가신 부모님을 회상했다.

또 "부모님이 경험하셨을 전통혼례를 체험하면서 돌아가신 부모님이 이 모습을 보시면 좋아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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