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말할 수 없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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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말할 수 없는 것
  • 신승우 시인
  • 승인 2012.02.05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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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미소에 반했다 말하는 사람들에게, 발을 보여주렴.
길에서 흘린 땀과 주름, 그 생채기를.
네 눈빛에 입 맞추고 싶다는 사람들에게 발을 보여주렴.
지나왔던 이야기와 연결된 골목들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이젠 열매를 보고 꽃술과 나비의 설렘을, 궁굼해 하지 않아.
코를 세우고 턱을 깎을 순 있겠지만, 여행을 위해 물집을 터뜨리며
신발 끈을 단단히 묶진 않지.

 꽃송이를 보며 뿌리가 어떠할 거라, 감히 상상하지 말기를.
드러난 것들만 진실이라고 배워온 눈에게, 뿌리는 생경한 저편의 이야기.
 뿌리는 길을 빨아들여, 오늘도 너를 피워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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