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로 20㎞가 5시간 걸려
상태바
폭설로 20㎞가 5시간 걸려
  • 전철규 기자
  • 승인 2010.01.04 15: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언덕길 오르지 못해 뒤엉켜 마치 전쟁터

"차량들이 언덕길을 오르지 못해 뒤엉켜 미끄러지고 부딪히고 마치 전쟁터 같았습니다"

회사원 이모(26.여) 씨는 4일 의왕시 집 앞에서 수원 사무실까지 20㎞를 가는데 무려 5시간 걸렸다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이 씨는 이날 눈이 많이 내린다는 소식에 평소보다 30분 가량 이른 오전 7시30분에 집을 나섰다.

그러나 20여분에 도착한 버스는 이미 콩나물시루여서 도저히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버스가 도착할때마다 그렇게 몸싸움을 했지만 이 씨는 결국 버스를 타지 못했다.

마침 평촌에서 승용차로 출근하는 직장 동료와 연결돼 운좋게 차를 얻어타고 간신히 의와과 수원 경계에 위치한 지지대고개 입구에 도착하자 여기저기 헛바퀴 돌며 미끄러지는 차량들이 눈에 들어왔다.

마치 곡예를 하듯 아슬아슬하게 지지대고개 정상에 올라 시계를 보니 오전 10시30분이었다.

바로 코 앞의 지지대고개까지 오는데 무려 3시간이 걸린 것이다.

이 씨는 2시간을 더 걸려 이날 낮 12시30분에 사무실에 도착했다.

분당에서 사는 권모(40.여) 씨도 지각을 하고 말았다.

평소 분당 서현동 집앞에서 광역버스를 타고 30분이면 서울 광화문까지 갈 수 있었으나 이날은 사정이 달랐다.

권 씨는 결국 지하철을 이용하기로 마음을 바꿨다.

서현역까지 가는 마을버스에 올랐지만 숨쉬기 조차 힘들었다.

어렵게 서현역에 도착해 지하철을 탔으나 지하철이 아니라 '지옥철'이었다.

출근길 시민들이 한꺼번에 지하철로 몰리다보니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고 하는 동안 옷이 찢기고 손을 긁히는 것은 예사였다.

수원에서 용인 신갈로 출퇴근하는 A (36) 씨는 승용차는 물론 대중교통 마저 포기한 채 아예 걸어서 출근했다.

수원역에서 법원으로 출근한는 B(43)씨는 도청사거리와 이춘택병원사거리-남눈일대가 버스, 승용차로 뒤엉켜 꼼짝도못해 사거리를 통과하는데 무려 1시간가량 소요됐다. 지동초교 앞에서는 승용차. 버스가 언덕길을 올라가지 못해 버스에서 내려 법원까지 걸어왔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시민들은 눈이 그칠 줄 모르자 도로변에 차를 세워둔 채 대중교통을 이용하거 걸어서 출근하는 등 수도권지역 곳곳에서 극심한 교통혼잡을 빚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