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봄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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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봄을 기다리며....
  • 한명섭 영통구 사회복지과
  • 승인 2011.04.04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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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것도 살아날 것 같지 않은 겨울을 이기고 다시 봄이 오고 있다. 싸늘한 꽃샘바람을 이기며 산수유 꽃망울이 터진다. 우리의 살아가는 모습도 이처럼 놀라운 기적의 연속이다.

  양00, 그는 술 취하면 찾아오는 상대하기 쉽지 않은 민원인이었다.
고졸자로 전엔 아크릴제작 사업도 번듯하게 운영한 똑똑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거듭되는 세상의 모진 바람 앞에 그는 알코올중독자로 살아가는 사람이 되었다. 그가 사는 동네에 가보면 하루벌이 막일하는 사람들 틈에 그도 끼어 함께 술을 마시고 있었다.

돈이 떨어지면 술값을 구하기 위해 일을 나가 돈을 벌고 그 돈으로 다시 술을 사서 마시곤 하는 악순환의 반복이었다.

  2006년 3월 영통구에 16명의 복지위원이 선정되어 올해로 5년을 맞는다. 그때 나는 태장동에 근무하고 있었고 그에 따라 태장동에서도 복지위원 2명을 선정하게 되었다.

나와 이영숙 복지위원과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태장동 3통장인 이영숙 복지위원은 평소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손발을 벗고 나서는 모범적인 위원이었다.

저소득층 발굴은 물론 독거노인들의 말벗도 되어 드리고 펌도(염색) 해드리는 등 현미경복지를 실천하고 있어 주위에 칭찬이 자자했었다.
  이영숙 복지위원과 양00와의 만남도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 둘의 만남은 겨우내 말라 있던 뿌리에 회생의 물줄기를 끌어올리는 놀라운 기적을 보여주는 시작이었다.

이영숙 복지위원의 양씨에 대한 보살핌은 쌀과 이불 등을 사주고 병원입원비 지원 등 그를 돕는데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겨울은 유난히 추운 날이 많았는데 전기와 수도가 끊긴 냉방에서 살고 있는 양00 집을 이영숙 복지위원은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지저분한 방을 청소하고 먹을 것을 챙겨주는 등 평소에도 가족과 같이 그를 보살펴 주었다.
 
  그러던 중 우리는 양00에게 국민기초 수급자로 지원해줄 것을 요청하는 이영숙 복지위원의 제안이 있어 그를 만나게 되었다.

그는 다리를 후들거리며 잘 걷지도 못한 상태로 앞에 있는 가게로 술을 사러가는 중이었다. 그날은 몹시 추웠는데 입은 옷을 보니 더욱 추워보였다.

방안을 훑어보니 냉방에 촛불을 켜 놓은 방은 어지럽게 널려져있는 옷가지와 이불 등으로 꼴이 말이 아니었다. 단전 단수된 집에서 살고있는 양씨가 설 명절에 동사하는 사고를 우려해 공적자료 미회신 중임에도 서둘러 수급자 책정 처리를 해주었다.
수급자 책정 후 알코올 질환에 대한 치료 연계 필요하다 판단하여 수원 알코올센터 직원과 이영숙 복지위원과 같이 그를 방문하였다.

정신과 병원 입원을 권유하니 처음에는 거부 하다가 결국 가기로 마음를 굳히고 인계동 희망클리닉(성상경 정신과의원)에 입원 하였다.
 
  이제 곧 양씨도 건강한 몸과 정신을 다시 갖고 세상으로 나올 것이다. 그에게는 김영숙 복지위원의 헌신적인 보살핌이 헛되지 않을 것을 믿기 때문이다.

항상 발로 뛰며 어려운 이웃을 가족처럼 보살펴주는 이영숙 복지위원의 모습은 각박해지는 현대 사회에 따뜻한 봄 햇살처럼 퍼져갔다.   

  이영숙 복지위원처럼 단단히 손을 잡아주고 이끌어주는 이웃을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세상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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