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귀-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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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 봄
  • 시인 신승우
  • 승인 2011.03.2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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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우 시인ⓒ경기타임스
요번에도 귀를 땅에다 붙이고, 그 간지러운 소릴 먼저 들어 볼란다.

조심해야지, 귀때기가 땅에 달라붙어, 쭈욱 늘어날지도 모른다. 그 파릇파릇 간지런 소리를, 빨리 듣고 싶은 게다. 이렇게 환한 추위가 나를 흭하니 지나갈 때면.

모두가 혼자만의 추위에 웅크려 가슴 펼 수 없을 때면.

 두그닥 두그닥, 어찌 들으면 먼 길 돌아오는, 말발굽 소리 같기도 하다.

그 발자국 소리 점점 커져, 우리 동네까지 와서, 두꺼운 얼음장, 쾅쾅, 다 깨고,

얼은 눈물들 다 녹여 흘려보내고, 추워서, 추워서 안으로 오그라든 거, 다 활짝 펴주고, 기지개 펴게 하며.

 결국은 다 풀어져 흐르게 한다. 어떤 미움도 다 용서해 준다.
이제는 따스한 손 붙잡고, 어깨동무하며 실없이 웃어도 좋다 한다.

 겨울이 뼈 속을 훑고 지나가는 저녁이면, 나는 또 땅 바닥에 엎드려,

귀를 대 본다. 귀가 언 땅에 달라붙어, 당나귀 귀처럼 쭈욱 늘어날지도 모른다.

그래도 난 겨울 저녁마다 땅에 엎어져,

그 간지런 소리를 기다리는 버릇을, 고치지 못한다.

약,경력
2001년 장애인근로자문화제 시 금상

2004년 솟대문학 추천으로 등단

2005년 용인문학신인상 

열린 지평, 문학세계 신인상, 시평, 문학마당 등 활동

2009~10. 경기IL센터협의회 부대표

2007~10 수원새움IL센터 소장

2009~10 사)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경기지부장

2007~ 수원새움장애인야학교장

2010~ 경기도장애인극단난다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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