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환구시보 "덩여인 간첩설은 중국 모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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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환구시보 "덩여인 간첩설은 중국 모욕"
  • 은종욱 기자
  • 승인 2011.03.10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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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 관련 없다..조용히 처리해야"
중국의 입장을 비공식적으로 대변하는 것으로 알려진 환구시보(環球時報)가 한국이 상하이 총영사관 추문을 '간첩 사건'으로 몰고 가는 것은 중국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발행하는 국제문제 전문지인 환구시보는 모기업인 인민일보 등 관영 매체들이 직접 다루기 부담스러운 민감한 대외 주제와 관련해 당과 정부의 입장을 사실상 대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환구시보는 이날 "한국에서 '중국 여간첩 사건'이 날로 커지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중국 정부는 상하이 총영사관 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쉬량런(許亮認) 중국사회과학원 세계역사연구소 연구원은 "이 사건과 관련한 소식들은 아직 매우 혼란스럽지만 어떻게 보더라도 중국 정부를 연결시킬 수는 없는 것 같다"며 "한국 내부에서 생긴 문제로 봐야 할 가능성이 더욱 크다"고 지적했다.

   쉬 연구원은 한국에서는 '기밀 유출'에 초첨을 맞추고 이 사건을 바라보고 있지만 유출 정보의 가치가 높지 않은데다 상하이 총영사관은 대단한 정보를 갖고 있을 리도 없다고 덧붙였다.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남북연구센터의 뤼차오(呂超) 주임은 더욱 직설적인 표현으로 한국의 사건처리 방식에 불만을 표출했다.

   뤼 주임은 "한국이 간첩 사건으로 몰고 가는 것은 중국에 대한 모욕일 뿐 아니라 한국에도 하나도 이로울 것이 없다"며 "한국이 냉정을 되찾고 사건을 조용히 처리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사태를 수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뤼 주임은 덩모(33)씨가 김정기 전 총영사 등을 상하이의 유력 인사와 만달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등 각종 민원을 해결해줬다는 증언을 "웃기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아울러 뤼 주임은 한국의 영관급 장교가 중국에서 간첩 혐의로 1년간 구금됐다가 풀려난 사건을 거론하며 이번 사건이 '간첩 사건'으로 비화하는 것은 한국인들이 가진 일종의 보복 심리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9일도 뤼차오 주임의 말을 인용해 덩씨가 입수했다는 정보의 가치가 보잘것없는 것이라며 간첩설의 가능성이 적다는 논조로 보도했다.

   한편 사건의 민감성을 의식한 듯 인민일보, 차이나데일리를 비롯한 관영지는 물론 신경보(新京報) 등 유력 상업 신문들도 이번 사건과 관련한 직접적 보도를 자제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매체들은 자사 인터넷 홈페이지에 환구시보의 기사를 그대로 전재하고 있다.

   한편 중국 공안 당국이 덩씨에 대한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중국 정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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