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기부 문화 정착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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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기부 문화 정착 필요
  • 김영일
  • 승인 2009.10.31 1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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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서울의 어느 대학교에 남루한 차림의 80대 할머니가 찾아와 장학담당 선생에게 어려운 학생을 위해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1천 5백만원을 내놓으시고 황급히 교문을 빠져 나가셨다는 신문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장학담당 선생은 "그 할머니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두 번째이며 이름도 왜 무엇 때문에 장학금을 우리학교에 주시는지도 한마디 말씀이 없었다"고 말했다.

필자가 근무하는 수원사랑장학재단에도 고사리 손 유치원생의 돼지 저금통부터 시장에서 행상으로 어렵게 모으신 할머님에 이르기까지 4800여명의 후원자들이 기탁해 주신 193억원이라는 엄청난 금액의 장학금으로 올해까지 만도 1200여명에게 8억 5천 여 만원의 장학금을 지급 할 수 가 있었다.

어느 시대든 어느 사회든 국가에 필요한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교육제도를 갖고 있으며 교육을 받는데 필요한 경비를 제공하는 제도를 갖고 있다. 멀리 삼국시대의 고구려에서도 물론 지리적으로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우리나라 학교 교육의 시초라고 말할 수 있는 태학(太學)을 설립해서 귀족자제들 중심으로 무상교육을 실시했는데 그 자체가 장학금 제도의 시초라 말할 수 있다.

선진국의 경우 대학까지 장학제도가 잘되어있는 나라가 많다. 네덜란드 같은 경우는 고등학교까지 의무교육을 실시하며 국가예산의 25%이상을 교육에 지출한다고 한다. 한사람의 인재가 십만 백 만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난다면 교육에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떠한가. 경기도에 교육국을 신설한다며 도 교육청과 연일 논쟁을 벌이다가 결국 법정 싸움까지 하고 있다. 물론 명칭이 같거나 중복되는 일을 한다면 문제가 있지만 후진양성을 위해 교육에 투자하고 관심을 갖겠다는데 네일 내일을 따질게 아니라 쌍수를 들고 찬성을 해야 하지 않는가 싶다.

교육관련 시설의 투자도 중요하고 교육제도 또한 중요 하지만 훌륭한 능력과 재능은 가지고 있으나 경제적인 이유로 마음 편히 학업에 열중할 수 없는 학생들에게 장학금 혜택을 주어진다면 이보다 더 값있고 보람된 일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말이다.

장학금을 기탁하는 사람들 또한 진정 마음으로 후원해 주는 고마운 분들이 있는가 하면 대기업의 경우 불우이웃 돕기 성금은 선뜻 내면서 세제혜택이 비교적 적다는 이유로 장학금으로 후원하는 것에 대해서는 너무 인색한 부분이 많이 있다.

법을 만드는 정치인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장학금을 기탁하는 기업 또는 개인이 기탁금액에 대한 세제 혜택이 현제 15%정도 밖에 받지 못하는 것을 전액 아니면 50%라도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법을 고쳐 준다면 각급 장학재단에 더 많은 장학금을 기탁 할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더 많은 학생들이 장학금 수혜 받을 수 있도록 세법을 개정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장학생 여러분께도 당부하고 싶다. 귀하고 소중하게 장학금을 기탁해 주신 후원자님들께 보답하는 길은 천연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세계 강대국과 어깨를 견줄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후원자는 물론 국가 사회를 위해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그동안 후원해주신 많은 분들께 글로나마 장학재단을 대신해서 깊은 감사를 드리며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도 함께 당부 드린다. 김영일(수원사랑장학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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