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필 마스터시리즈Ⅺ '베토벤&브람스Ⅱ'...최초 동양인 여성 종신 악장, 이지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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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필 마스터시리즈Ⅺ '베토벤&브람스Ⅱ'...최초 동양인 여성 종신 악장, 이지윤 인터뷰
  • 김영미 기자
  • 승인 2019.10.10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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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협연,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경기타임스

[경기타임스]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11일 오후 7시 30분 안성맞춤아트홀과 12일 오후 5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마스터 시리즈XI '베토벤 & 브람스 II' 공연을 진행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특별히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의 최초 동양인 여성 종신 악장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이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한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경기필 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하게 된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입니다.

Q. 종식악장에 된 게 언제시죠?
A. 독일에서는 시즌이 공식적으로는 9월 17일부터 시작했어요.

Q. 종식악장이 되려면 단원들의 동의가 필요한가요?
A. 1년 계약을 하는데 최대한 1년이 필요하죠. 그런데 회의를 통해서 수습기간이 짧아질 수도 있어요. 단원들, 지휘자의 의견도 중요하고…. 단원 회의 후 1년까지는 안가도 되는 경우도 있어요.

Q. 종신악장이 60세까지 규정인가요?
A. 65세까지요. 거의 공무원이에요. 시립 오페라에서 일을 하는 것이니까요.

Q. 자리가 잘 안나는 포지션이죠?
A. 한번 자리가 나는 건 10년 또는 20년, 그 이상도 걸려요

Q. 악장 중에 제일 어리신가요?
A. 3인 체제 악장이고 제가 제일 어려요.

Q. 다른 악장은 40-50 대 이런 연령대인가요?
A. 저 보다 먼저 들어온 분은 40대 그 전에 계신 분은 30년간 하셨던 분이에요.

Q. 그 분들이 어떤 조언을 해주셨나요?
A. 사람들 사이에서의 관계나, 리허설 어떻게 이끌어야 되는지 등등을 배웠어요.

Q. 실제 2년 정도를 보내셨는데 어떠신가요?
A. 음악적으로도 인간관계도 많이 배웠어요. 90% 이상 독일분들이기 때문에 문화차이를 많이 경험했구요. 똑같은 말을 할 때 뉘앙스가 중요해요. 힘들 때도 있지만 요령이 생기는 중입니다.

Q. 마시모 자네티와 함께 음악작업을 한 경험은?
A. 매년 슈타츠카펠레 베를린에 오시고 저희가 좋아하는 지휘자에요. 편안하게 질문이 있으면 질문했고, 리허설이 끝나고 따로 시간을 내줘서 첫인상부터 굉장히 좋았어요.

Q.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에 지원한 계기가 있나요?
A. 관심이 가는 악단이었는데 악장이라는 자리가 자주 나오는 자리가 아니고 베를린에 살던 사람은 베를린이 있고 싶어 하는 자리에요. 전 ‘밑져야 본전이다’라는 생각으로 지원했고 1차, 2차를 거쳐, 결국에 혼자 올라가서 다니엘 바렌보임과 인터뷰를 하게 되었어요. 연주를 듣고 하는 말씀이 솔리스트로 연주를 해도 충분한 실력인데 왜 오케스트라에 들어오고 싶냐는 질문을 받았어요. 전 오케스트라에 들어가서 다니엘 바렌보임이 어떤 분인지 어떤 시각으로 보는 분인지 알고 싶었어요.

Q. 이에 대한 소감은?
A. 저도 어떻게 보면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에 된 것 같아요. 빈 도화지에 색을 채우는 것처럼 단원들도 아무런 선입견이 없어서 가능했을 것 같아요.

Q. 솔로로 할 때와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설 때의 차이가 있나요?
A. 솔리스트로 할 때는 제가 더 중심이 되는 것이 없지 않아 있어요. 반면에 오케스트라는 제 혼자 중심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함께 배를 타서 함께 노를 젓는것과 비슷한 이미지에요. 솔로일 때는 혼자서 다른 솔리스트에 비해 어떻게 다른 소리를 낼 수 있을 까라 고민을 하고, 오케스트라와 함께할 때는 어떻게 같은 소리를 낼지 고민해요.

Q. 프로그램 고른 이유가 있나요?
A. 지휘자 마시모 자네티와 상의를 한 끝에 결정이에요. 2020년이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기에 베토벤 교향곡을 경기필과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또 베토벤과 브람스는 서로 깊은 관계가 있기 때문에 브람스를 선택했어요.

Q. 동료들이 4, 50대인데 일부러 연령을 고르게 배치나요?
A. 오케스트라 입장에서 그렇게 하는 게 이로울 수 있을 것 같아요. 같은 연령대면 은퇴할 때 셋 모두 같이 은퇴를 하게 되는데, 어떤 연주자를 고용하는 것이 매우 힘든 일이거든요. 나이 차를 둬서 고용하는것이 오케스트라 입장에서 좋을 것 같아요.

Q. 베를린에 많은 예술가들이 거주하는 이유 무엇일까요?
A. 일단은 정말 음악가들이 베를린에 많이 살아요. 연주 외에 매니저, 지휘자들이 많이 만날 수 있는 큰 마켓이죠. 음악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게 연주를 잘 하는 것 외에 누구를 만나는 것이 매우 중요해요. 이것이 클래식 비즈니스라고 생각하는데 베를린 만큼 살아남기 좋은 도시가 없지요. 17세기 비엔나가 아닐까 싶네요.

Q.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이야기를 마시모 자네티도 많이 했는데 오케스트라의 분위기는?
A. 400년이 넘는 오케스트라가 몇 개 없어요. 슈타츠카펠레 베를린은 멘델스존도 지휘를 했었고…. 등등이요. 항상 오케스트라 리허설 장소를 가면 이 악단과 관련된 사진들도 많이 걸려 있어요. 그러면 어쩔 땐 한국사람이 악장으로 온 게 이질감이 느껴지기도 해요. 뭐 그래도 역사는 역사고 이 악단도 앞으로 전진해야 되니까, 저도 그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Q. 악장으로 추구하고 싶은 색깔이 있나요?
A.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저 악장만 있으면 뭐든 할 수 있겠다’ 라는 신뢰를 줄 수 있는 악장이 되고 싶어요.

Q. 음악적으로는 또 어떤 색깔을 추구하고 싶은가요?
A. 여러 가지 작곡가들의 곡을 배우면서 바이올린 선율 뿐 만 아니라 성악가들이 어떻게 노래를 부르고 어 목소리로 뉘앙스를 전달하는지 알고 싶어요. 베토벤에서의 스타카토와 다른 작곡가의 스타카토들이 다른 것처럼 다양한 음악작업을 통해 다양한 색깔을 추구하고 싶어요.

Q. 마시모 자네티와 음악을 하면서 어떤 점이 좋았는지?
A. 이탈리아 지휘자다 보니 핏속까지 음악의 가사와 뉘앙스가 몸에 배어있어요. 같이 연주하면서 느낄 수 있지요. 그렇기 때문에 다른 지휘자의 오페라와 달라서 신선했어요. 또 마시모는 정말 열정적이에요. 단원으로서 가만히 앉아있을 수 없게 만들 만큼 열정적이에요. 브람스란 독일 작곡가를 어떻게 해석할지 궁금해요. 마시모만의 지휘 기법으로 어떻게 표현할지 특히 궁금해요. 다른 공연 때 브람스 곡을 많이 해봤지만 마시모라서 더 궁금한 경우죠.

Q.예전 콩쿠르에 나가던 시절보다 더 바쁜거죠?
A. 콩쿠르 때보다 훨씬 바빠요. 매일 저녁때마다 공연이 있어서 더 바쁜 스케쥴을 가지고 있어요. 근데 전 바쁜게 더 좋아요. 지금은 시간과 체력이 되기 때문에 하고 싶은 만큼 하고 싶거든요.


Q. 이번 경기필과의 공연에서 어떤 무대를 보여주고 싶은지?
A. 이전에 솔리스트로 설 때는 항상 다른 것보다는 내가 누군지를 많이 보여줬어요. 이제는 오케스트라에 있으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브람스 곡을 할 때 브람스가 어떤 색깔의 음악을 썼는지가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브람스라고 하면 브람스의 색깔을 전달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이지요. 17-18 시즌에 다니엘 바렌보임과 브람스 전곡을 녹음하고 이번 여름까지 브람스 투어를 했는데, 그러다 보니깐 오랜만에 브람스 협주곡을 꺼내서 공부할 때 새롭게 느껴졌어요. 어떤 모티브를 가져왔는지 등등 모르는 부분들을 많이 알게 되었어요. 브람스 같은 경우에는 화성적인 부분이 이야기의 진행에 중요한 것 같아요. 이번엔 그 점을 살려서 경기필하모닉과의 공연에 임할 예정이에요.

Q. 개인적으로 앞으로 어떤 연주자가 되고 싶나요?
A. 큰 하나의 목표보다는, 목표를 잃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앞으로도 어려운 일들이 많이 올 텐데, 그런 것에 너무 좌절하지 않고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는 연주자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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