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나면 성별 바꿀래", 여자가 남자의 2배
성별에 따른 불만 남- 군입대, 여-범죄 노출
2012-03-08 기은정 기자
알바몬에 따르면 “만약 대한민국에 다시 태어난다면 어떤 성별이고 싶느냐?”는 질문에 남녀학생 모두 ‘남자(남: 45.4%, 여: 43.9%)’를 우선으로 꼽았다. 반면 ‘여자’라는 응답은 여학생 26.5%, 남학생 23.4%로 “남자로 태어나고 싶다”는 응답보다 훨씬 저조했다. “성별은 상관 없다”거나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각각 18.3%와 11.9%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보면 남학생의 경우 현재의 성별을 유지하고 싶다는 의견이 성별을 바꾸고 싶다는 의견의 약 1.9배로 나타났다. 반면 여학생의 경우는 성별을 바꾸겠다는 의견이 성별 유지 의견보다 1.7배가 높아 차이를 보였다.
이 같은 차이는 이성의 삶에 대한 대학생들의 인식에서도 드러났다. 즉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사는 것은 어떻게 보이냐”는 질문에 남학생의 경우 ‘남자로 사는 것보다 불리하고 힘들게 지내는 것 같다’는 응답은 42.7%로 ‘남자보다 편한 것 같다(24.8%)’는 응답보다 약 1.7배나 높게 나타났다. 반면 여학생들은 ‘남자로 사는 것이 여자로 사는 것보다 훨씬 편해 보인다’는 답이 32.4%로 ‘남자가 여자보다 불리하고, 힘들게 지내는 것 같다(23.9%)’는 답보다 많았다.
한편 남녀 대학생 모두 “자신의 성별로 인한 불이익과 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다(남: 81.2%, 여: 93.5%)”고 답해 우리 사회의 성차별이 심각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학생은 남자이기에 겪는 불이익 1위(*복수 응답, 이하 응답률)에 ‘군대에서 내 청춘을 소비해야 하는 것(57.3%)’을 꼽았다. 또 ‘남자는 무조건 강해야 한다는 편견(38.1%)’, ‘이해 받는 것이 많은 여자들에 비해 상대적인 불리함(37.6%)’, ‘레이디 퍼스트 등 여자와 함께 있으면 무조건 양보해야 하는 점(35.3%)’, ‘여자와 경쟁하면 잘해도 본전, 못하면 바보가 되는 것(31.7%)’, ‘어려서부터 가족의 기둥으로 살아야 한다는 압박감(30.7%)’ 등이 30%를 웃도는 응답률을 보이며 공감을 얻었다. 이외에도 ‘마음껏 울거나 웃지 못하는 등 자기 감정에 솔직하지 못하게 교육받는 것(26.6%)’, ‘결혼 이후에는 가장으로 살면서 내 삶이 사라지는 것(24.3%)’들도 남성에게 불리한 점으로 꼽혔다.
반면 여학생들은 ‘성추행, 강력범죄 등 남자들보다 쉽게 범죄에 노출되는 위험’ 탓에 여자로 사는 게 힘들다고 답했으며, 이러한 응답은 무려 70.4%의 전폭적인 공감을 얻었다. 또 ‘유난히 여자에게만 혹독한 외모 지상주의(61.4%)’,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불이익과 신체적 고통(51.8%)’, ‘여성이 가사 및 양육을 거의 전담해야 하는 현실(50.1%)’ 등이 여대생 절반 이상에게서 공감을 얻었다. 또한 ‘사회진출 및 승진 등에 있어 남성보다 좁은 선택의 폭과 기회(45.6%)’, ‘취업시 남성에 비해 불리한 입사조건(43.4%)’, ‘관습적으로 내려온 여성상으로 인한 편견(41.4%)’, ‘조금만 해도 따라오는 일상적인 성차별(39.2%)’ 등도 여성이라 겪는 불이익들로 거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