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수원시의회 이종근의원은 누구?...생활현장 지역구에서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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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수원시의회 이종근의원은 누구?...생활현장 지역구에서 만나다
  • 전철규 기자
  • 승인 2015.08.24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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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운동가 출신 수원시의회 이종근 의원, ‘마을행복공동체’를 꿈꾼다
수원시의회 이종근의원은 누구?...생활현장 지역구에서 만나다....이종근 수원시의원이 정자3동주민센터 옆 공원에서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자리에서 지역구민들은“시민의 대변자 역할을 하는 것이 시의원이잖아요!”묻자 답을 하면서 웃고 있다.ⓒ경기타임스

-정자3동 주민센터 맞은편 법무부 소유 공터 임시주차장 활용 방안 적극 추진
-수원역 지하도상가 관리 운영 조례 개정안을 대표발의
-20년 이상된 아파트 공동수도배관 교체시 시에서 지원하도록 하는 조례안 추진

이종근 수원시의원이 수원 지역운동에 첫발을 내딛은 것은 1985년이다. 한신대학교 신학과를 다니면서부터다. 그는 자연스럽게 수원기독청년협의회(EYC)에 스며들었다. EYC는 염태영 수원시장이 1986년 회장을 맡아 분주한 나날을 보냈던 단체다. 수원에 변변한 시민사회단체 하나 없던 시절이었다. 당시 지역운동을 하는 단체는 EYC가 유일했다. 그러니 지역운동의 경계란 것이 모호했다. 정치운동에서 환경운동까지 모든 지역 일에 끼어들(?) 수밖에 없었다.

이 의원은 1987년 6월 민주항쟁이 터지고 첫 직선제 대통령선거, EYC에서 공정선거 감시단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말이 공정선거지 사실상 여당인 민정당 노태우 후보 낙선운동이나 다름없었다. 험악한 시절이었다. 낙선운동 홍보물을 배포하다 경찰에 끌려가 흠씬 두들겨 맞기 일쑤였다. 그는 그래도 젊은 혈기에 한 성질하던 때였다. 두들겨 맞다가 안경이 깨졌는데 경찰서 정보과를 뒤집어엎고 안경 값을 받아내고야 말았다.

수원시의회 이종근(51, 정자2·3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이야기다. 14일 이 의원을 정자3동 주민센터 생활현장에서 만나 그의 지역구 곳곳을 함께 누볐다.

이종근 수원시의회의원이  지역주민들과 함께현장을 가다...이 의원은 정자3동 주민센터 맞은편 법무부 소유의 공터를 임시주차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법무부에선 청소년들을 위한 꿈키움센터 조성 부지라며 사용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 예산이 없어 완전히 방치된 채 잡초만 무성 한 데도 말이다라며 지역주민들을 위해 적극 추지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경기타임스

지역 통일운동 역시 EYC의 몫이었다. 문익환(한신대 출신 통일운동가) 목사님을 초청, 통일강연회를 열었다. 통일선봉대에 참여해 8월의 무더위 만큼이나 뜨겁게 통일의 열기를 달구기도 했다. EYC는 갈 곳 없는 해고노동자들을 넉넉한 품으로 끌어안았다. 민주회복 수원평화포럼 임미숙 대표도 당시 퍼시픽콘트롤즈에서 해고돼 EYC 신세를 졌다. 경기운수 버스노동자들도 EYC에서 농성을 이어갔다.

낮에는 지역운동을 해야 하니 새벽에 우유배달을 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먹고 사는 문제, 생계의 벽에 부딪혔다. 장남에다 홀어머니를 모셔야 했다. 지역운동을 잠시 접고 직장생활에 뛰어들었으나 여의치 않았다. 20대를 고스란히 지역운동에 묻고 어느새 30을 훌쩍 넘은 나이가 돼 있었던 것이다.

1997년 처음으로 개인사업이란 것을 시작했다. ‘맨 땅에 헤딩’하다시피 인쇄소를 꾸려갔다. 중국집 철가방들의 도움으로 중국집 스티커를 제작해 납품했다. ‘쪽 팔린다’는 생각은 없었다. 그래선지 지금도 영업만큼은 자신있다. 자동차 부품 라벨을 제작해 납품하면서 돈도 좀 만졌다. 하루에 5백만원을 버는 날도 있었다.

 

수원시의회 이종근의원은 누구?....ⓒ경기타임스

하지만 이 의원의 마음은 늘 불편하기만 했다. 지역운동의 선·후배, 동료들에게 ‘부채’라는 게 남아 있었다. 마음속 한 편에 지역운동이 똬리를 틀고 있었다. 눈은 항상 지역운동에 가 있었다. 주머니가 넉넉해지니 마음의 여유도 좀 생겼다. 본격적으로 지역운동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생활정치를 하자!”

그렇게 이 의원은 다시 지역운동으로 돌아왔다. 정자지구 아파트 단지가 막 조성되던 1999년 장안아파트에 입주해 지금까지 살고 있다. 아파트 동대표를 맡았다. 동대표로서 “주민들과 더불어 사는 게 무엇인가?” 늘 고민했다. 주민들의 단합을 위해 한마음 운동회도 하고, 노래자랑도 하고, 마을공동체운동을 벌였다. 아이들이 커 가면서 학교 운영위원으로도 활동했다. 교육운동에 대한 고민이 더해졌다.

“지역운동을 하는 데서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좀더 나은가?” 지역운동에 대한 지속적인 고민은 그를 시의원으로 떠밀었다. 2006년 시의원에 출마하겠다고 결심했다.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부득이하게 빚더미에 나앉은 회사를 인수하게 된 것이다. 그래도 월급은 단 한 번도 밀리지 않았다. 아무리 어려워도 말이다. 회사는 다시 일어섰다. 크지는 않지만 장애인 2명을 거느린, 16명이나 되는 알찬 회사가 됐다.

2014년 드디어 기회가 왔다. 그러는 사이 시의원에 대한 당 공천제가 부활했다. 당내 경선이란 게 생각보다 쉬운 게 아니었다. 현역 시의원과의 싸움, 떨어질 것이라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이겼다.

수원시의회에 첫발을 내딛고 채 몇 달도 지나지 않아 치러진 행정사무감사에서 이 의원의 역할은 빛났다. 수원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그를 ‘우수의원’으로 선정했다. 초선임에도 말이다. 아마도 지역운동에 대한 부단한 고민의 결과가 행정사무감사에 녹아났기 때문일 터이다.

지난 6월 이 의원은 수원역 지하도상가 관리 운영 조례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음성적인 불법 전대가 문제예요. 안전진단도 D등급을 받았어요.” 그가 조례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핵심골자다.

수원역 지하도상가 구조물 보수, 보강공사 및 시설현대화 사업에 따라 점포 임대규정 및 임대보증금 관련 조항을 개정할 필요가 생겼다. 지하도상가 양도, 양수 관련 조항을 현실에 맞게 개정해 불법 전대도 예방해 지하도상가를 효율적으로 관리, 운영할 필요성도 제기됐던 것이다.

이 의원은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도 앞장서고 있다. “공원녹지사업소가 제가 속한 안전교통건설위원회 소관이에요. 노인정에 소공원을 위탁해 관리하도록 하면 어르신들 용돈벌이도 할 수 있어요.” 벌써 일부 노인정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는 일이다. 청소를 하는 등 소공원을 관리하는 일은 노인들이 하기에 충분히 가능하다.

이 의원은 주민들의 안전을 위한 일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정자2·3동 기동순찰대와 함께 같이 순찰을 돌고 있다. 기동순찰대 대원들의 봉사활동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힘을 쓰고 있다. 정자2동 기동순찰대의 경우에는 새로 건물을 지어 입주할 수 있도록 시 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자3동 역시 새 건물에 들어갈 수 있도록 조치를 해 놓았다. 내년에는 좀더 나은 여건 속에서 기동순찰대 봉사활동이 원활히 이뤄질 것이다. 

정자지구는 야간에 불법 주차가 횡횡하는 곳이다. 경찰이 수시로 순찰을 한다고 하지만 인원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파출소를 우선 배치해 순찰을 돌 수 있도록 했다. CCTV 역시 수원에서 제일 많은 곳이지만 좀더 설치하도록 할 생각이다. 주민CCTV위원회를 선정, 주민 의견을 청취해 더 필요한 곳에는 설치를 하고, 불필요한 곳의 CCTV는 다른 곳으로 옮기는 등 CCTV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학교 화장실 개선사업도 이 의원이 챙겨야 할 일이다. 경기도교육청 예산 50, 시 예산 50으로 추진되는 바, 예산 확보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몇 개 학교는 이미 예산을 확보해 화장실 개선사업을 시행 중이다. 명인중학교의 경우 방학 중에 공사를 하고 있다.

이처럼 이 의원이 추진했거나 추진하고 있는 사업도 있지만, 앞으로 추진해야 할 사업도 만만치 않다. 특히 정자3동 주민센터 맞은편 법무부 소유의 공터를 임시주차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아침저녁으로 정자3동 주민센터 주변에 형성된 상가를 중심으로 교통이 마비되다시피 한다. 특히 저녁에는 불법주차로 난리도 아니다. 임시주자장을 조성해 교통 흐름을 원활하게 하자는 복안이다.

하지만 법무부에선 청소년들을 위한 꿈키움센터 조성 부지라며 사용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 예산이 없어 완전히 방치된 채 잡초만 무성한 데도 말이다. 이 이원은 예산이 배정돼 꿈키움센터 공사에 들어가기 전까지만이라도 임시주차장으로 활용하자는 주장이다. 이미 시에선 임시주차장으로 쓸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아 예산도 세워 놓은 상태다.

이 의원은 아예 시에서 법무부 소유의 땅을 매입하게 하려고 준비 중이다. 주민들의 힘을 모으기 위해 주민서명운동을 벌일 예정이다. 주민들의 힘이 모이면 그 힘이 시정질의를 통해 시에 전달, 반영토록 할 계획이다. 그는 학교 밖 아이들, 다시 말해 비행청소년들이 교육을 받는 꿈키움센터가 들어서는 것보다 시에서 땅을 매입해 청소년문화공간을 만드는 것이 훨씬 낫다는 생각이다.

장안지구의 아파트들도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 거의 20년이 다 돼 간다. 이 의원은 20년 이상된 아파트 공동수도배관 교체시 시에서 지원하도록 하는 조례안을 만들고 있다. 경기도 조례엔 130m² 이상 공동주택의 경우 지원하도록 돼 있으나, 그에 관한 시 조례는 아직 없다. 아파트 물탱크 청소비도 일정부분 지원토록 할 예정이다. 올해 안에 제정, 내년부터는 지역주민들이 혜택을 볼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아파트 입주자대표 출신인 그가 당연히 앞장서서 해야 할 일이다.

이 의원은 행궁동에 차 없는 거리를 조성해 관광객들이 진정한 의미의 ‘생태교통 도시 수원’을 보고 느낄 수 있도록 할 구상이다. 행궁동 주변에 우회도로도 만들고, 거점주차장을 몇 개 더 조성하면 가능하다. 낮에는 아예 차 없는 거리를 만들자는 것이다. “올해에도 행정사무감사에서 될 때까지 지적을 할 겁니다.”

이 의원은 수원시 교통의 사통팔달을 위해 인덕원선이 하루빨리 들어와야 한다고 보고 있다. 염태영 수원시장이 공약한 노면전차 트램(tram)도 빨리 착공되길 바라고 있다. 트램의 경우 법을 개정해야 하는 문제지만, 도심권 대중교통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사실 이 의원은 지난 1년 동안 자신의 지역구를 제대로 돌아다니지 못했다. “지난 1년 동안은 ‘시의원의 맛’을 봤다고 해야 할까요?” 공부하는데 전념했다. 움추린 개구리가 더 멀리 뛰는 법이다. 앞으로 남은 기간이 더 많다. 시의원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한 준비였던 것이다. 무엇보다 시의원이 된 이유를 거듭 새기고 곱씹었다.

“지역주민들 속에서 지역활동가들을 발굴, 지역을 같이 고민하고 풀어가는 ‘마을행복공동체’를 만들고 싶어요.” 이 의원은 지역의 발전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소모임을 많이 만들고 싶다. 지역 곳곳에서 열띤 토론의 장이 열리길 바란다. 그 결과가 시의원을 통해 시정에 반영돼야, 그게 바로 그가 꿈꾸는 제대로 된 생활정치인 것이다. 

“시민의 대변자 역할을 하는 것이 시의원이잖아요!” 건물이나 도로를 세우는 것보다 ‘마을행복공동체’를 형성해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어가고 싶어 시의원도 됐다.

시민운동가 출신 수원시의회 이종근 의원, 그의 꿈은 현실이 될 수 있을까? 앞으로 수원시의회에서 그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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