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萬事 그럴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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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萬事 그럴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 김광규
  • 승인 2009.10.21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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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느 마을에 무척 현명한 노인이 살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그 노인이 자신들의 질문과 걱정거리에 대해 지혜로운 답을 알려 줄 것이라 믿었다.

어느 날 마을의 한 농부가 그 현명한 노인을 찾아가 다급한 목소리로 물었다. "어르신은 현명한 분이시니, 제발 좀 저를 도와주십시오. 무서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기르던 황소가 갑자기 죽어 버렸습니다. 이제 제게는 땅을 갈 가축이 하나도 없습니다. 제게 이보다 더 나쁜 일이 어디이겠습니까?"

그러나 현명한 그 노인은 "그럴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하고 대답했다. 이 말을 들은 농부는 서둘러 마을로 돌아가, 이웃 사람들에게 그 노인이 미쳤다고 말했다. 분명 그 일은 농부에게 일어날 수 있는 가장 불행한 일이었다. 그런데 그 노인은 왜 그것을 깨닫지 못하는 것일까?

그런데 바로 그 다음날, 튼튼한 젋은 말 한 마리가 농부의 밭 근처에서 발견되었다. 그는 그 말을 잡아다가 죽은 황소 대신 일을 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말을 얻은 농부는 무척 기뻤다. 황소를 부릴 때보다 밭을 가는 일이 너무도 쉬워졌던 것이다.

그는 현명한 노인을 찾아가 사과했다. "당신의 말씀이 옳았습니다. 현명한 분이시여, 황소를 읽은 것이 제게 가장 나쁜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사실 축복이었습니다! 제가 황소를 잃어버리지 않았더라면 말을 얻지 못했을 겁니다. 이것이야 말로 제게 일어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이 아닌가요?"

그러나 현명한 노인은 다시 한번 "그럴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라고 말했다. 농부는 다시, 그 노인의 말이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 노인은 제 정신이 아닌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농부는 앞으로 자신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게 될지 모르고 있었다.

며칠 뒤 농부의 아들이 그 말을 타다가 낙마를 하고 말았다. 이 때문에 그는 다리를 다쳐 수확을 도울 수가 없게 되었다. 농부는, "이럴 수는 없어. 이제 우리는 굶어 죽게 되고 말꺼야"라고 땅이 꺼질 듯 한숨을 지었다.

그리고는 다시 한 번 현명한 노인을 찾아갔다. 이번에 그는, "말을 얻은 것이 좋은 일이 아니라는 것을 어떻게 아셨나요? 당신의 말씀이 또 옳았습니다. 제 아들이 다리를 다쳐 추수를 도울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번 일이야 말로 제가 가장 나쁜 일이라고 확신합니다. 이번에는 제 말에 동의하셔야 할 겁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과 마찬가지로, 현명한 노인은 조용히 농부를 바라보며 연민이 가득 담긴 목소리로, "그럴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라고 답했다.

노인이 그토록 무식한 것에 화가 난 농부는 투덜대며 마을로 돌아갔다. 그러나 그 일이 있은 바로 다음날, 마을에 군대가 들어와 몸이 성한 사람들을 모두 얼마 전 시작된 전쟁터로 끌고 갔다. 그 농부의 아들은 마을에서 전쟁터로 징용되지 않은 유일한 젊은이였다. 그는 다른 마을 젊은이들처럼 잔인한 전쟁을 피하여 살아남을 수 있게 되었다.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특별한 교훈을 들려준다. 실제로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안다고 생각할 뿐이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일어날 일들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려 하고, 이것으로부터 거창한 사실을 끄집어낸다. 그리고 머릿속으로는 앞으로 일어날지도 모르는 끔찍한 일들에 대한 시나리오를 만들고, 그것을 과장되게 부풀려 생각한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사람들의 지난 친 근심은 빗나가기 마련이다. 냉정을 유지하고 여러 가능성을 향해 마음을 열어 놓을 때에야 비로서, 결국에는 모든 것이 잘 되리라는 확신이 서게 된다.

다음을 명심하자. 모든 것은 '그럴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김광규 교수(오산대학 사회복지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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