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성장률 쑥쑥 기준금리 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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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성장률 쑥쑥 기준금리 오르나
  • 경기타임즈
  • 승인 2009.10.26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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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은 한국경제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3분기의 성장률이 전기 대비로 3%에 육박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플러스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연간 성장률은 플러스를 나타낼 가능성도 있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3분기의 '눈부신' 실적은 기업들의 재고 감소 둔화, 자동차 회사들의 신차출시 등에 따른 영향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지나치게 낙관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 3분기 실적 예상보다 높아

이 같은 3분기 실적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전기 대비 성장률이 2.5% 안팎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그동안 한은 내부에서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은 공식 발표 결과, 3분기 GDP의 전기 대비 성장률은 2.9%에 이르렀다. 3%에 육박하는 `놀랄만한' 수치다. 이 증가율은 지난 2분기의 2.6%보다 0.3%포인트 높은 것으로, 2002년 1분기(3.8%) 이후 7년 6개월 만에 최고치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도 0.6%를 나타내 0% 안팎에 이를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뛰어넘었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작년 3분기 3.1%에서 4분기 -3.4%로 추락했고 올해 1분기 -4.2%, 2분기 -2.2%로 마이너스 행진을 지속했다.

분야별로 보면, 재화수출이 전기보다 5.1% 늘어났다. 2분기의 14.7%보다는 둔화했지만 수출은 상당히 높은 수준에서 증가하는 상태다.

내수의 전기 대비 성장률은 4.0%로 작년 4분기 -7.3%, 올해 1분기 -2.6%, 올해 2분기 1.3%에 비해서는 크게 호전됐다.

민간소비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0.6% 늘어나 평상수준을 회복했으나 설비투자는 여전히 작년 같은 기간보다 8.7% 줄어든 상태다.

◇ "지나친 낙관은 금물"
한은은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은 이유로 ▲추석 명절이 작년에 9월이었으나 올해는 10월 초여서 조업일수 등이 늘어났고 ▲기업들의 재고조정 감소폭이 둔화했으며 ▲수출이 상당히 탄탄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고 ▲승용차 판매가 세제혜택과 신차 출시 등으로 호조를 보였다는 점을 꼽았다.

'재고조정 및 귀중품 순취득'이 전기 대비 GDP 성장률(2.9%)에서 차지하는 것은 무려 2.9% 포인트다. 기업들이 재고를 위해 생산을 확대하지 않았다면 GDP의 전기대비 성장률은 0%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게다가 추석 명절과 승용차 세제혜택의 효과는 일시적이다. 수출이 탄탄하기는 하지만 3분기 순수출(수출-수입)의 성장 기여도는 -1.0%다.

물론, 민간소비의 전기 대비 증가율이 1.4%로, 전분기의 3.6%보다 둔화했지만 낮은 수준은 아니다. 연간 증가율로 환산하면 5.6%에 이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간소비는 정부소비 확대에 따른 영향이 적지 않다.

게다가 민간소비 증가율의 상당 부분은 자동차 신차 출시에 따른 효과다. 한은은 민간소비 성장기여도 0.8%포인트 가운데 0.7%포인트가 신차효과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민간소비가 탄탄하다고 자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설비투자의 성장기여도 0.7% 가운데 일시적인 것일 수 있는 자동차.선박 부문이 0.4%에 이른다.
따라서 한국 경제가 강한 회복세로 완전히 접어들었다고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이와 관련, 한은은 한국 경제가 민간주도의 성장세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전망이 밝은 편이라는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김명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재고 감소폭 둔화에 따른 영향을 감안하면 전기 대비 성장률 2.9%는 착시적인 측면이 있다"면서 "그러나 재고부문을 제외하더라도 내수의 성장률은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 전문가들 "4분기도 플러스 가능성"

전문가들은 3분기 성장률이 놀라운 수치라고 평가했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 경제연구실장은 "우리 경제의 회복세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한 셈"이라고 말했다.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고 정부의 지원정책에 따라 제조업의 생산량이 늘었으며, 각국의 경기부양책에 따라 수출도 호조를 보인 결과라는 분석이다. 부동산과 주식 가격이 소비심리를 자극했을 가능성도 있다.

4분기에도 플러스 성장률은 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이처럼 큰 폭을 나타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점쳐진다.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타고 있고, 환율 하락에 정부의 정책 효과가 반감되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 이성권 이코노미스트는 "국제유가의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고, 원.달러 환율도 하락세가 굳어졌다"며 "연말로 가면서 정부의 재정지출 폭도 좁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토러스증권 공동락 애널리스트는 "생산량이 조금 늘어난다 싶으면 재고는 언제든 다시 조정될 수 있다"면서 "재고는 경제전망에 `노이즈(잡음)'를 일으키기 쉬운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한은은 4분기의 전기 대비 성장률이 약간의 플러스 상태를 유지하면 연간 성장률은 0%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한은의 정영택 국민소득 팀장은 "3분기 경제는 비교적 좋았다고 평가되지만, 앞으로 경제가 어떻게 될지는 수출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어질까

3분기에 강한 경기 회복세가 나타나면서 관심은 다음 달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로 모이고 있다.

올 들어 전분기 대비 성장률이 3개 분기 연속 플러스를 기록해 기준금리를 올릴 명분이 생겼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경제연구본부장은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형성될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예상을 뛰어넘는 3분기 성적표는, 비록 본격적인 '출구전략'까지는 아니더라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0.5%포인트 올려 속도 조절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가능케 한다.

이성태 한은 총재가 그동안 "기준금리가 일부 인상되더라도 그 상태는 여전히 금융완화 상태"라고 언급한 점과 "3분기 몇 달 동안의 경제상황이 어떻게 움직이는 지 자세히 관찰하겠다"고 밝힌 점은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하지만, 연내 기준금리 인상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여전히 많다.

공동락 애널리스트는 "3분기 성장률은 이미 비공식적으로 제시된 만큼 이 수치만으로 기준금리를 올리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9월 금통위 기자회견에서 이 총재가 "3분기에도 GDP 증가율은 예상보다 높게 나올 것"이라고 예견하면서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치지 않은 만큼 '이미 계산에 반영된 변수'를 근거로 시장에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오문석 실장은 "부동산 시장이 계속 과열되거나 물가가 오른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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