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추기경 1주기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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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추기경 1주기 "그립습니다"
  • 윤혜란 기자
  • 승인 2010.02.1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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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은 주님께 가시었어도 그분의 향기는 영원히 향기로울 것입니다."

고(故) 김수환 추기경 선종 1주기인 16일 김 추기경이 잠들어 있는 경기도 용인시 천주교 대교구 용인공원은 쌀쌀한 날씨에도 신도와 일반인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졌다.

묘소 앞에는 꽃다발 10여개와 막걸리 한잔, 북어, 건빵 한 봉지, 한라봉 1개가 가지런히 놓여 있어 김 추기경을 그리워하는 추모객들의 마음을 고스란히 전해줬다.

묘소를 찾은 사람들은 김 추기경이 세상을 떠난 지 벌써 1년이 지나간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 듯 아직도 그의 모습과 가르침이 생생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 추기경 묘소에서 몇 발치 떨어져 묵묵히 기도를 드리던 김학경(53)씨는 "선종 직후 오고 오늘이 1년만"이라면서 "항상 가난한 사람, 약자의 편에 서 계시던 김 추기경님 덕분에 큰 힘이 됐는데..."라고 말한 뒤 이내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묘원에서 공식적인 추모행사는 없었지만 오전 11시 서울 도곡동성당 정민수 신부가 주관하는 미사가 열렸다.

신도 150여명은 영하의 날씨로 얼어붙은 바닥도 개의치 않고 자리를 깔고 앉아 김 추기경의 죽음을 애도하고 가르침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정 신부는 강론에서 "김 추기경은 가난한 사람, 소외된 사람과 함께 했고 모든 이에게 사랑을 베풀었다"면서 "남은 사람들은 계속해서 그분의 삶을 본받고 배우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 신부는 지난 1999년까지 3년 9개월간 김 추기경의 비서를 지낸 인연이 있다.

이날 도곡동성당 성도로 미사에 참석한 신국환 민주당 상임고문은 "김 추기경은 사랑하고 아끼는 법을 몸소 보여준 분"이라면서 "김 추기경의 가르침처럼 남은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고 화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사가 끝난 후에도 성도들은 쉽사리 발길을 떼지 못하고 개별적으로 묘소에 추모기도를 드리거나 묘소 인근에 설치된 '기도지향함'에 기도문을 적어 넣으며 떠나야 하는 아쉬움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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