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의 시장실은 무덤의 장소? 역대 민선시장 3명 모두 구속 '불명예'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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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의 시장실은 무덤의 장소? 역대 민선시장 3명 모두 구속 '불명예'기록
  • 전철규 기자
  • 승인 2010.12.03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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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3-4기 경기도 성남시를 이끈 이대엽(75) 전 시장이 지난 2일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됐다.

이에 따라 성남시는 역대 민선시장 3명이 모두 수뢰혐의로 처벌되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안게 됐다.

특히 이 전 시장은 아내, 큰 조카 부부, 셋째 조카에 이어 본인까지 구속되는 신세가 됐다.

◇ 성남시는 시장의 무덤?

지방자치제도가 1995년 7월 시작되면서 성남시 초대 민선 자치단체장으로 당선된 오성수(2006년 별세) 전 시장은 서민을 위한 행정으로 '한국의 잠롱(청백리로 유명한 태국의 전 방콕시장)'으로 불리던 공직자였다.

시장 재임 시절 5천 가구에 이르는 보증금 없는 임대아파트를 영세민에게 제공하고, 1백억원의 장학금을 만들어 불우 청소년에게 지급하는 등 선정(善政)에 힘입어 홍조근정훈장과 대통령 기관장 표창까지 받았다.

그러나 임명직 시장이던 지난 1991년 5월 상가 개발업자에게서 1억6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1998년 10월 구속기소돼 징역 5년을 선고받아 시민에게 충격을 줬다.

오 전 시장에 이어 제2대 민선 시장에 취임한 김병량(74) 전 시장도 2000년 8월 분당 파크뷰 주상복합아파트의 시행사에 압력을 넣어 자신의 선거를 도와 준 건축사사무소에 파크뷰 설계용역을 맡기도록 해 3억원의 이득을 보게 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로 2004년 7월 수원지검에 구속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또 2000년 성남아트센터 무대 조명장치 공사를 수주한 한 단체로부터 '편의를 봐줘서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5천만원을 받는 등 1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2006년 1월 서울남부지검에 구속되기도 했다.

전임 2명의 시장에 이어 이대엽 전 시장까지 역대 민선시장 3명이 모두 연달아 수뢰혐의로 구속되자 성남시 공무원들은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시청 관계자는 "민선 시장 3명이 모두 뇌물수수혐의로 구속된 것에 대해 너무 부끄럽고 창피해서 할 말이 없다"며 "이 전 시장 사건을 끝으로 성남시가 새롭게 거듭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8년 '성남공화국' 이끈 이대엽 家의 몰락

2002년 3대 민선 성남시장으로 당선된 이대엽 전 시장은 재선에 성공하며 지난 6월말까지 8년간 성남시 행정을 이끌었다.

1950-70년대 국내 유명 액션 영화배우 출신인 그는 1981년 제11대 국회의원을 시작으로 13대까지 내리 3선 의원을 지내기도 했다.

'통 큰 정치'를 표방하며 전국 최초의 초등학교 무상급식 시행, 전국 최초의 재산세율 50% 인하 시책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여수동에 지은 신청사가 호화논란에 휩싸이면서 타격을 받은 뒤 지난 6.2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못하자 탈당, 무소속으로 3선 시장에 도전했다.

선거 결과는 이 전 시장의 완패. 이때부터 이 전 시장과 집안의 수난이 시작됐다.

그의 아내 전모(66)씨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선거중개인에게 돈을 준 혐의로 지난 7월 5일 경찰에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한 달 뒤인 지난 8월 28일 이 전 시장의 큰 조카 이모(61)씨가 성남시 관급공사 수주와 관련해 건설업체로부터 6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데 이어 큰조카며느리마저 인사청탁과 관련해 공무원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이달 10일 이 전 시장의 셋째 조카(55)도 분당구 야탑동 대중음식점 용도의 토지(일명 갈매기살)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비용 마련을 위해 자신이 운영하는 건설업체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이 전 시장의 재임 8년 동안 그의 조카 등 친인척들이 성남시 행정과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하며 이권 개입 및 인사비리 의혹이 끊이지 않았고 큰 조카는 '작은 시장'으로까지 불렸다.

과거 검.경에서 수차례 시도한 전 시장 일가의 비리의혹 수사는 모두 실패했지만, 지난 8월 큰 조카가 건설업체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면서 이 전 시장은 모든 성남시 비리의 중심에 있다는 의혹을 받으며 검찰 수사를 받아왔다.

그는 지난달 29일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기 전 "세간에 떠도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지만, 결국 1일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구속되는 신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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